인공지능(AI)의 도입이 한국과 미국의 노동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그 결과 청년층의 일자리 감소가 두드러지고 있다. 미국은 AI를 이용한 화이트칼라 직종의 대규모 감원 현상이 나타나는 반면, 한국은 신규 채용 축소가 이어지고 있어 청년층 실업률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최근 미국 노동통계국(BLS)의 발표에 따르면, 2023년 9월 기준 미국 실업자 중 4년제 학위 보유자의 비중이 25%에 달하여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아마존, 타깃, 스타벅스 등 대형 기업들이 AI 도입을 이유로 감원을 단행한 결과로 볼 수 있다. 특히 20~24세 청년층 실업률은 9.2%에 이르며, 이는 1년 전보다 2.2%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한국의 상황도 심각하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한국의 전체 실업자 중 대졸 이상 비중이 2010년 37.7%에서 2024년에는 47.8%로 늘어나고 있다. 2023년 1~3분기에는 이 비중이 49.6%에 이르렀다. 전체 실업자의 수는 감소하는 추세인 반면, 대졸자의 실업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특히, 청년층의 고용 시장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정리해고가 이루어지기 힘든 한국의 노동환경에서는 기업들이 즉각적인 감원을 피하는 대신 청년 신규 채용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한국은행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년간 감소한 청년 일자리 21만1000개 중 20만8000개, 즉 98%가 AI 고노출 업종에서 사라졌다. 반면, 50대 일자리는 같은 기간 20만9000개 증가했으며, 이 중 14만6000개가 AI 고노출 업종에서 증가하였다.

이러한 현상은 AI가 정형화된 업무를 중심으로 주니어 직무를 대체하는 한편, 경력과 암묵지가 중요한 시니어 직무에 대한 보완적 수요를 증가시키는 '연공편향 기술변화'가 나타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에 대해 정부와 여당은 정년 연장을 추진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에 법정 정년을 60세에서 65세로 연장하고, 동시에 연금 개혁과 임금 체계 개편을 병행할 것을 제안했다. 이는 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감소에 대응하기 위한 한 방안이 될 것이다.

또한, 청년 실업 문제의 심각함을 인식한 당국은 다양한 정책을 마련하고 있으며, 이형일 기획재정부 차관은 청년 고용 대책을 포함한 경제 성장 전략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청년층 고용률의 하락은 여전하고, 40만 명 이상의 청년들이 ‘쉬었음’ 상태에 있어 여전히 어려운 고용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이와 같은 변화는 한국과 미국의 노동 공급구조가 AI의 발전과 더불어 빠르게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청년층의 고용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적 대응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