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주, 배당소득 분리과세 발표 후 급락...실망감 증대

정부가 배당소득 분리과세의 최고세율을 35%로 결정한 31일, 금융주를 포함한 고배당주들이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이번 정책 발표는 장 마감 후 이루어졌으나, 시장에서는 이미 이를 선반영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이 배당주 투자자들에게 심각한 실망감을 안겼다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최근 5거래일 간 하나금융지주는 7.68%, KB금융은 6.65% 하락하며 저조한 성과를 나타냈다. 주요 은행주인 신한지주와 우리금융지주도 각각 4.49%와 3.33% 하락했다. 이러한 하락세의 배경에는 한미 관세 협상이 타결된 이후 조선 및 방산 업종으로 자금 이동이 집중되면서 금융주들에 대한 매도세가 가중됐다는 분석이 있다. 이날 KB금융은 전일 대비 1.68% 내린 11만900원에 거래를 마쳤으며, 다른 주요 금융주들도 동반 하락했다.
정부는 배당성향이 35% 이상인 상장사에 한해 최고 25% 세율로 배당소득을 분리과세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부자 감세 논란으로 인해 최고세율을 35%로 조정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금융업계에서는 배당주 투자자들이 기대했던 세제 혜택이 줄어들면서 주주환원의 확대가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고배당주에 투자하는 상장지수 펀드(ETF)들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예를 들어, 최근 5거래일 기준 ‘SOL 금융지주플러스고배당 ETF’는 5.41% 하락했고, ‘RISE 코리아금융고배당’은 4.33% 내렸다. 다른 ETF들도 이와 유사한 하락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일반적인 배당주 투자자들이 자금이탈을 고려할 수 있는 상황이 조성되었다.
한편, 재무적 관점에서 보면, 고배당주에 대한 투자 심리가 약화되더라도 4대 금융지주들의 주주환원 정책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현재 이들 금융지주들은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중심으로 한 주주환원책을 시행하고 있기 때문에, 배당성향 증가로 인해 자사주 매입 규모가 줄어들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결국, 배당소득 분리과세의 변화가 투자자들의 신뢰를 흔들면서 금융주들의 주가가 전반적으로 내려갔지만, 자사주 매입 방안은 여전히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여지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KB금융의 경우, 올해 주주환원율이 50%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며, 배당성향 전망치가 23% 정도에 의해 자사주 매입이 중요한 재무적 선택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