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과 유가 급등, 3%대 물가 상승 우려
기록적인 폭염과 국제 유가의 급등이 맞물리면서 하반기 소비자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8월 평균 오이 10개의 가격이 1만2144원으로 6월의 7799원에 비해 약 56% 상승했다. 비슷한 시기에 배추와 시금치 역시 각각 16%와 131% 급등하며 소비자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이러한 상승은 고온에 따른 생육 부진과 출하량 감소가 주요 원인이다. 특히, 시금치와 상추는 고온으로 인해 상품성이 떨어지면서 공급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축산물 가격도 폭염의 영향을 피할 수 없다. 가축재해보험에 신고된 폐사 가축은 90만1602마리에 달하며, 이 중 95%가 가금류인 닭과 오리다. 과일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추석을 앞두고 고온으로 인한 생육 부진과 일소 피해로 인해 사과와 배의 가격 상승이 우려된다.
국제 유가는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하루 만에 국제유가가 5% 상승하며 배럴당 80달러를 돌파, 정부의 예측치인 78달러를 초과하고 있다. 이러한 유가 상승은 휘발유와 경유 뿐 아니라 운송비와 생산비를 통해 가공식품과 외식 등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분석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10% 상승할 경우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최대 0.2%포인트 상승할 수 있다.
한편, 물가 상승률은 지난 7월 2.8%로 세 달 만에 안정세를 보였으나, 지난해 8월 이동통신사의 대규모 통신요금 할인 효과가 사라지면서 정부는 8월 물가 상승률이 약 0.6%포인트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로 인해 3%대 복귀는 기정사실화된 상황이다.
정부는 이러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에너지와 식품 가격 관리에 나설 예정이다. 중동 발 공급 차질에 대비해 대체 원유 도입과 비축유 스왑 재가동, 그리고 비축 물량 조기 입고를 추진하고 있다. 농축수산물의 경우 폭염 및 가뭄 특별관리기간을 설정해 작황과 가격을 집중 점검하고 있으며, 공급 부족에 대비한 조치를 마련하고 있다.
장바구니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정부는 즉석식품, 라면, 빙과류 등 3838개 가공식품의 가격을 최대 57% 할인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구윤철 부총리는 국무회의에서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있지만, 범부처 차원에서 물가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