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 퇴출 기준 강화…동전주의 액면병합 확산
코스닥 지수가 700선으로 떨어지면서 상장사들의 생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주가가 1000원 미만인 '동전주' 기업들에 대한 상장폐지 기준이 시행됨에 따라 이들 기업들은 액면병합을 통해 주가 방어에 나서고 있다. 현재 주가가 1000원 이하인 코스닥 상장사는 149개에 달하며, 시가총액이 200억원 미만인 기업도 221곳에 이른다.
이달부터 시행된 새로운 제도는 주가가 1000원 미만이거나 시가총액이 200억원 이하인 경우, 30거래일 이상 해당 상태가 지속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도록 하고 있다. 이후 90거래일 중 45거래일 연속 200억원 미만일 경우, 별도 심사 없이 상장폐지 절차가 진행된다. 주가 또한 기준을 회복하지 못할 경우 퇴출 대상이 된다.
상장폐지 위험이 커짐에 따라, 동전주 기업들은 액면병합을 해법으로 선택하고 있다. 액면병합은 여러 주식을 하나로 합쳐 총 주식 수를 줄이는 대신 주당 가격은 높이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5주를 1주로 합치면 주가는 이론적으로 기존의 5배로 늘어난다. 이는 기업 가치에는 변화를 주지 않지만, 신속하게 주가를 1000원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으로 부각되고 있다. 실제로 상장폐지 기준 발표 이후부터 상반기까지 코스닥에서 진행된 주식병합 건수는 192건으로 유가증권시장에 비해 약 4배에 달한다.
그러나 액면병합이 단기적인 주가 부양책일 뿐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이는 실적, 재무구조, 사업 경쟁력에는 변화를 주지 않기 때문이다. 또, 병합 이후에도 소비자의 심리가 회복되지 않으면 주가는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액면병합이 상장폐지 기준을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될 경우, 제도의 본래 취지인 부실기업의 신속한 퇴출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코스닥 기업들은 정부의 시장 활성화 정책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연내에 우량기업 지원과 부실기업 퇴출을 목표로 한 ‘코스닥 승강제’의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될 예정이다. 연기금의 운용 기준에 코스닥을 5% 반영하고, 국민성장펀드에 코스닥 전용 펀드를 새로 설계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제도 개선이 이루어지면 장기간 부진했던 코스닥 시장에 새로운 투자 수요가 유입될 것으로 기대된다. 유안타증권의 이재원 연구원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규제 개선과 정부의 코스닥 정책이 수급 쏠림을 완화할 경우, 낙폭 과대와 주당순이익(EPS) 상향을 동시에 충족하는 종목에 바텀피싱 기회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