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완수사 요구로 장윤기 사건의 진실 밝혀질 수 있을까
보완수사 요구권이란 제도가 헛된 것이 아닐까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0월 2일부터 새로운 형사 사법 체계가 시행되며, 검찰청이 사라지고 경찰이 수사의 중심으로 자리잡게 된다. 이러한 변화가 과연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많은 이들이 걱정하고 있다. 특히, 경찰의 수사 범위가 급격히 확대되면서 부실 수사 및 사건 은폐의 위험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광주에서 발생한 여고생 살해 사건은 이러한 우려를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 권한을 완전히 철폐하고 요구권만 남기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요구는 실질적인 권한을 약화시키고 현실에서는 아무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제안한 ‘수사팀 변경 요청권’ 또한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경험해온 바와 같이, 요구 권한은 실질적인 수사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 효과에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
국회 인사청문회와 같은 다른 사례들을 돌아보면, 요구권이 실제로 얼마나 교묘하게 무시될 수 있는지를 알 수 있다. 후보자들은 개인정보 보호 등을 이유로 자료 제출 요구를 피하고 있으며, 그 결과로 필요한 정보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또 다른 예로, ‘국무위원 해임 건의권’은 수십 년 간 헌정사에서 독립적으로 행사된 적이 거의 없으며, 이는 제도가 형식적이기 때문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이런 제도적 결함 속에서 보완수사 요구권도 경찰의 부실 수사와 사건 은폐를 정당화할 수 있는 위험한 장치가 될 수도 있다. 수사팀이 부실 수사를 진행한 후 ‘보완수사 완료’라는 형태로 절차적 완결성을 띄게 되면, 이는 실체적 진실 규명에 실질적인 장애물이 될 수 있다.
직접 수사 권한이 사라지게 되면 부실 수사를 감지하는 검사들의 능력 또한 약화될 것이다. 현장에서 멀어지면 직감과 감각이 사라지듯, 수사 업무에서 멀어지는 검사는 기소에만 몰두하게 되고 결국 부실 수사로 이어질 수 있다.
슬프게도, 이러한 이채원 양 사건을 계기로 우리 사회가 보완수사권 문제를 '검찰 멸절'에서 '국민 사법 편익'의 관점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여당 의원들이 발의한 민생과 사회적 약자를 위한 범죄에 한해 검사의 직권을 제한적으로 인정하는 개정안은 의미가 있다. 이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논의가 이어져야 한다.
변경된 형사 사법 체계는 사건의 진실 규명 노력과 헌신을 북돋아야 하며, 결코 국민의 권리를 억압하는 족쇄가 되어서는 안 된다. 이제 5천만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법과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아무 말도 안 하거나 형식적인 요구로는 결코 진실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을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