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사모대출 투자, 5개 보험사에 10조 집중…증권사도 한 곳이 80% 차지
국내 금융권의 해외 사모대출 투자 규모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특히 30조5000억원의 투자액 중 10조원이 5개 보험사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투자액의 67.4%를 차지하는 보험업계는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도 한 기업이 투자액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특정 회사에 대한 쏠림 현상이 더욱 두드러진다.
올해 2월 말 기준으로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해외 사모대출 투자에서 보험업권은 20조6000억원을 기록했으며, 그 뒤를 이어 상호금융 4조7000억원, 증권 2조8000억원, 그리고 은행이 2조원으로 뒤따랐다. 이는 보험업권의 투자 규모가 은행보다 10배, 증권보다 7배 이상 많다는 사실을 반영하고 있다. 해외 사모대출은 일반적으로 은행 대출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어 기관투자자들 사이에서 대체 투자 자산으로 자리 잡고 있다.
더욱이, 보험업계 내부에서도 자금이 일부 대형사에 집중되어 있는 상황이다. 자기자본 기준으로 상위 10개 보험사의 해외 사모대출 투자 총액은 12조9000억원이며, 이 중 상위 3개사만으로 7조1000억원이 차지하고 있다. 이는 전체 보험업권 투자액의 55%에 해당하며, 상위 5개사로 범위를 확대하면 비중이 76.7%에 달한다. 이와 같은 집중 현상은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는 요소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한 회사가 2조2327억원을 투자하여 80.1%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나머지 9개의 증권사가 총합쳐 5555억원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는 실질적으로 특정 기업이 증권업계의 해외 사모대출 투자를 주도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해외 사모대출 투자는 주로 미국 시장이 중심이 되며, 미국 비중이 58.4%, 유럽이 30.7%를 차지하고 있다.
문제는 투자 규모가 아니라 투자 쏠림이다. 금융권에서는 최근의 해외 사모대출 시장이 과거의 해외 부동산 투자와 유사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저금리 시절 안정적 수익 자산으로 인식된 해외 부동산에 자금이 유입되었으나, 이후 금리 상승과 자산 가격 하락이 대규모 손실을 초래한 바 있다. 해외 사모대출도 장기 투자의 특성과 유동성 제약으로 인해 투자 집중도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금융위원회는 이러한 사모대출 투자 규모가 금융권 총자산의 0.42%에 불과해 리스크는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나이스신용평가는 보험업권의 자기자본 대비 해외 사모대출 비중이 높아, 특정 회사의 비율이 20%에 육박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특히 많은 해외 사모대출이 PIK(Payment-in-Kind) 구조를 통해 이자를 원금에 더하고 있어 차입 기업의 상환 능력 악화 시 부실이 즉각 드러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맥락에서 만기가 2028년 전후로 집중된 점도 잠재적 위험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해외 사모대출은 높은 수익률 덕분에 기관투자가들의 선호가 높지만, 시장 환경이 악화될 경우 특정 보험사나 증권사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며 "따라서 전체 투자 규모 뿐만 아니라 누가 얼마나 투자했는지를 면밀히 살펴보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