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금 수수료 87% 절감" 원화 스테이블코인, 입법 지연으로 글로벌 경쟁에서 열세
스테이블코인의 패권 경쟁에서 한국이 심각하게 뒤처지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세미나에서는 전 세계 실물자산의 토큰화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고 언급되었고,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이 관련 제도를 선제적으로 마련하는 반면 한국은 입법 공백 상태에 있어 디지털 금융의 '갈라파고스'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이번 세미나는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주최로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와 타이거리서치의 공동 주관하에 열렸다. 민병덕 의원은 개회사에서 "스테이블코인 금융시장은 이미 현실의 금융 인프라로 작동하고 있으며, 더 이상 도입 여부의 문제가 아니라 이를 어떻게 활용하고 경쟁력을 높일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섭 서울대학교 교수는 스테이블코인이 토큰화된 자산과 실제 시장 인프라를 연결하는 중요한 결제 레이어라고 설명하며, "스테이블코인은 현재 약 3080억 달러 규모 중 95%가 달러 연동으로, 사실상 디지털 달러 인프라로 기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규진 타이거리서치 대표이사는 아시아 국가들이 발 빠르게 스테이블코인 관련 제도를 도입하고 있는 사례를 보여주었다. 일본은 아시아 최초로 자금결제법을 시행해 은행 및 신탁회사 주도의 시장을 열었고, 싱가포르는 결제서비스법 개정을 통해 글로벌 발행사를 유치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으며, 홍콩은 스테이블코인 전용 법률을 시행 중이다. 그러나 한국은 디지털자산기본법의 국회 통과가 지연되면서 입법 공백 상황에 놓여 있다.
더군다나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주체를 은행 중심의 컨소시엄으로 제한하는 문제와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이슈가 논란이 되어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완벽한 제도를 기다리기에는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확산 속도가 너무 빠르다. 결국 속도가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서상민 카이아재단 의장은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한 토큰이 아니라 금융 인프라로 설계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네 가지 레이어로 구성된 아키텍처를 제안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블록체인을 활용한 베트남 해외 송금 사례를 통해 송금 소요 시간을 3분 미만으로 단축시키고, 기존 금융망 대비 총 추정 비용을 87% 절감할 수 있는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한국의 디지털자산 관련 제도의 개선 필요성이 강조되었으며,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신속한 발행이 요구되고 있다.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국내 법안이 조속히 통과되어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입법이 시급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