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석유 비축 7개월치 확보... 유가 상승에 경제 긴장
최근 이란과 미국, 이스라엘 간의 전쟁 발발로 인해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 정부는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전쟁이 장기화되지 않으며 국내 석유 비축분인 약 7개월치 물량을 활용해 단기적인 대응이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만약 전쟁이 장기화되어 중동의 원유 공급이 대폭 줄어들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초과하게 된다면 경제 상황은 크게 악화될 수 있다. 이는 물가 상승과 실질 성장률 하락으로 이어져 정부는 추가경정예산 등 가능한 대응 방안을 검토해야 할 입장에 놓이게 된다.
2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정부는 경제부총리를 중심으로 관계기관의 합동 비상대응반을 가동하고 있으며, 산업통상부와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 등 관련 부처들이 실시간으로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원유 선물 가격이 상승하고 있지만 대부분 장기 계약으로 진행되고 있어 시장에 큰 파급 효과는 없을 것”이라는 견해를 나타냈고, 정부의 비축량 역시 상당히 확보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한국 정부의 석유 비축량은 117.1일로, 3개월 이상 대응할 수 있는 물량이며, 민간의 비축량까지 고려하면 총 7개월치 석유를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제에너지기구(IEA)의 권장 기준인 90일치를 훨씬 초과하는 수준이다.
이란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전문가의 분석도 있으나, 장기적 충격에 대해서는 대비할 필요성이 있다. 국회예산정책처의 ‘중동 분쟁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 도달할 경우 한국의 무역수지가 408억 달러 감소하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3%포인트가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는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0.6%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제시장에서 원유 선물 가격은 단기적으로 상승세를 보이며, 브렌트유는 최근 미국의 이란 공급 우려로 인해 배럴당 77~80달러에서 거래되고 있다. 정부는 올해 성장률 전망에 내세운 유가 수준이 배럴당 62~64달러를 상회하고 있어, 만약 유가가 100달러로 치솟을 경우 성장률이 1% 대로 하락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추경 예산 편성에 대한 논의를 고려해야 할 상황에 직면해 있을 수 있다. 추경을 위한 요건으로는 고용시장이 둔화되거나 1분기 GDP 성장률이 -0.5% 이하로 떨어져야 하며, 현재 1~2월의 상황으로 볼 때 추경 조건에 도달할 가능성은 낮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마지막으로 정부는 이란 사태의 장기화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물류 병목현상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으며, 해외 선사들이 물량을 운송하지 못하는 경우를 대비하여 국내 선사를 활용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중소기업의 운송 어려움에 대안이 될 수 있는 방안으로 고려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