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가치 하락, 미국 투자 압박과 일본·유럽의 불확실성 상존

최근 외환시장에서 원화의 가치는 달러당 1421원으로 하락하며 시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는 지난 2일 주간 거래의 종가인 1400원 대비 21원이 감소하며 주간 거래를 마쳤다. 원화 가치는 추석 연휴 중 이미 1420원대 중반으로 하락세가 이어졌으며, 유럽과 일본에서의 정치 및 경제 불안정성이 이를 더욱 가중시킨 것으로 보인다.
특히, 프랑스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총리의 갑작스러운 사임은 유로화 급락의 원인으로 작용하였고, 일본에서는 신임 자민당 총재인 다카이치 사나에가 '아베노믹스'식 경제 정책을 시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엔화 가치도 하락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달러 강세는 원화 가치 하락을 더욱 촉발하고 있으며, 한미 간의 관세 협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점도 원화 하락에 일조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의 문정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달러가 약해지려면 다른 통화들이 강해져야 하나 유럽과 일본의 정치적 불안정성으로 인해 이러한 흐름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한미 간의 관세 협상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한 원화 가치의 반등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한국은행은 지난달 말 기준으로 외환 보유액이 4220억2000만 달러에 달한다고 발표하였다. 이는 이전 달보다 57억3000만 달러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외환 보유액은 미국이 요구하는 직접 투자 3500억 달러에는 미치지 않으며, 한국은행이 외환 보유액 감소 없이 조달 가능한 최대 금액은 약 200억 달러에 불과하다. 이는 외환당국 자금 150억 달러와 외화채권 조달 50억 달러를 포함한 수치이다.
국제통화기금(IMF) 기준에 따르면 적정 외환 보유액은 유동 외채의 30%, 외국인 증권 투자 15%, 광의통화(M2)의 5%, 상품 수출의 5%를 합산한 후 150%를 곱해 산출되며, 현재의 수준으로는 지난해 말 기준 5220억 달러에 미치지 못한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됨에 따라 원화 가치는 당분간 하락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이며, 국제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지속적인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