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담았다가 심장병 걸릴뻔”…중형주 대신 담으니 ‘안심’
미국과 한국 증시에서 인공지능(AI) 관련 대형주들이 큰 변동성을 보이며 출렁이는 가운데, 중형주가 상대적으로 방어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형 기술주와 반도체주에 집중됐던 매수세가 변동성이 심한 국면에서 중형주로 이동하며, 대형주에 비해 낮은 밸류에이션 부담과 소형주보다 두터운 유동성으로 중형주가 투자자들의 피난처 역할을 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의 자료에 따르면, 이달 들어 12일까지 미국의 나스닥종합지수는 4.02% 하락했고 S&P500지수도 1.96% 내렸지만, S&P MidCap 400 지수는 1.91% 상승하며 중형주가 강세를 보였다. 국내 코스피 시장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이달 코스피는 4.16% 하락했으나, 중형주는 1.52% 하락하는 데 그쳤다. 이는 중형주가 상대적으로 더 견고한 모습을 보이며 대형 반도체주 조정의 충격을 덜 받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순환매 현상은 한미 두 나라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에서는 엔비디아와 같은 대형 반도체주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지면서 산업재, 금융, 내수 비중이 높은 중형주로 매수세가 이동했다. S&P MidCap 400은 초대형 기술주 비중이 적고, 재무 안정성이 높아 대형 기술주조정 중 최적의 투자처로 여겨지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하락에 따라 중형주가 상대적으로 덜 영향을 받는 양상을 보였다.
특히 반도체 조정 국면에서도 케이씨텍, 코리아써키트, 한솔케미칼, 후성 등의 반도체 소부장 관련주들이 AI 투자 사이클의 2차 수혜주로 주목받고 있다. 이들 기업은 AI 설비 투자가 확대되면서 더 많은 혜택을 받고 있다는 기대감 덕분에 매수세를 유도하고 있다.
한편, 중형주 안에서도 실적이 튼튼한 업종이 지수를 지탱하는 역할을 했다. 현대백화점, 신세계, 롯데쇼핑 등 유통주는 인바운드 소비 회복과 자산가치 재평가 기대 덕분에 긍정적인 성과를 냈다. 또한 방산과 보안 관련 주식인 엠앤씨솔루션, 한화비전, 에스원 등의 흐름도 중형주의 방어력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소형주와 중형주의 격차도 두드러진다. 소형주는 거래대금이 적어 매도 압력이 더 빨리 반영되는 구조로, 최근 신용잔고 부담과 반대매매 우려로 인해 소형주의 하락폭이 중형주보다 커졌다. 결과적으로 중형주는 대형주의 과도한 상승 부담을 피해가면서도 소형주의 유동성 공백에는 덜 노출된 상태로 평가되고 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조정으로 유동성이 중형주 쪽으로 흘러간 측면이 있고, 상대적으로 덜 오른 중형 반도체 소재, 부품, 장비주가 상승한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공격적인 투자가 진행 중인 개미 투자자들 사이에서 쏠림 현상이 가속화되면 향후 변동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