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쌀 가격 안정세, 재고 공급 증가로 위기 완화 조짐 보여

일본의 쌀 가격이 드디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일본 농림수산성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5kg 쌀 봉지의 평균 가격이 3,920엔($27.03)으로 조사되어, 4,000엔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 2개월 간 처음 있는 일이다. 이는 일본의 정치적 지도자 시게루 이시바 총리가 설정한 가격 목표에 처음으로 가까워진 것으로 평가된다.
이시바 총리는 5월에 “쌀 가격은 3,000엔대가 적정하다”며, 4,000엔대에 머무르는 것은 맞지 않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 이후 쌀 가격이 급등하면서 일본의 소비자들은 빈 선반을 목격하며 불만을 쏟아냈고, 농림수산부의 대응이 늦어지자 예전 농림부 장관인 타쿠 에토가 이 문제와 관련된 비판을 받으며 사퇴하기까지 했다.
2024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가격이 상승하였으며, 이는 2023년의 수확 부족과 관광객 증가에 따른 수요 증가로 인해 더욱 가속화되었다. 도쿄에 거주하는 26세의 요이치 류는 최근 5kg 쌀 봉지가 1,800엔에서 2,000엔에 팔리던 2년 전과 달리, 현재는 4,500엔에서 5,000엔으로 두 배 이상 상승했다고 전하며 충격을 토로했다. 올해 5월에는 특히 쌀 가격이 101.7% 급등하며, 50년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하지만 일본의 쌀 부족 상황은 점차 완화되고 있는 듯하다. 정부의 쌀 비축량이 시장에 풀리고, 소매업체들은 미국과 한국 등지에서 수입한 쌀을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슈퍼마켓 아에온은 6월 6일부터 캘리포니아산 쌀을 판매하기 시작했고, 올해 4월에는 일본이 1999년 이후 처음으로 한국산 쌀을 수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국가 슈퍼마켓 협회에 따르면, 현재 쌀 공급 부족 현상이 완화되고 있는 추세지만, 공급 회복의 속도는 고르지 않다. 특정 지역의 소매점에서는 여전히 쌀이 부족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도쿄의 소규모 슈퍼마켓 인근에서는 여전히 비어 있는 쌀 진열대가 빈번히 목격된다. 이는 일부 대형 체인점에서는 쌀 공급에 큰 문제가 없다는 점과 상반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쌀 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슈퍼마켓 협회의 정보에 따르면, “합리적인 가격의 쌀 재고가 없다”고 밝히며, 많은 매장에서 고가의 쌀이 판매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전문가인 로이 라크는 정부의 비축량이 시장에 풀린 후에도 가격이 감소하기까지 한 달 이상 걸렸으며, 이는 단순한 수급 문제를 넘어서서 여러 요인이 작용했음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소비자들은 정부 비축물량의 쌀 품질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으며, 이는 새로 수확된 쌀보다 맛이 않 좋다는 인식이 생겨나고 있다. 일본의 신미(新米)는 ‘새 쌀’을 의미하며, 그 맛이 더 좋다고 여겨진다. 신미라는 라벨은 해당 연도 12월 31일까지 포장된 쌀만 부여될 수 있는 법적 요건이 있어, 시간이 지나면서 ‘고미(古米)’라고 불리는 오래된 쌀로 분류된다.
일본 중앙은행의 고위 관계자들은 쌀 가격을 주의 깊게 살피고 있으며, 이러한 급격한 상승세는 조만간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일본은행 총재인 카즈오 우에다는 최근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3% 정도에 이르고 있지만, 이는 주로 수입 비용 및 쌀 가격 상승에 기인한 것이라고 설명하며, 이러한 압박이 사라질 것이라는 기대를 내비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