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코스피 지수가 역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넘어서며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유가증권시장에서 대규모 기업의 상장, 이른바 ‘대어’의 경우는 현저히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대기업 자회사들이 중복 상장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거래소의 보고에 따르면, 올해 신규 공모 기업의 시가총액은 11조5499억원에 달해, 지난해 11조4906억원의 수치와 비슷하지만 최근 5년 중 최저 수준을 보였다. 특히, 2021년에 유동성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코스피가 3000을 돌파했을 때의 시가총액 85조9044억원과 비교하면 그 감소폭이 눈에 띈다. 현재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기업 수는 6곳에 불과하며, 진행 중인 티엠씨 공모를 포함해도 7곳에 그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지난해와 동일한 수치로, 2021년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 수준이다.

대기업 자회사들이 IPO에 나서지 않는 이유는 명확하다. 특히 2021년에 SK아이이테크놀로지, 카카오뱅크, 현대중공업 등 주요 대기업 계열사들이 줄줄이 상장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LG CNS의 상장이 끝난 이후 대기업 자회사의 기업공개는 전무한 상태다. 이는 그간의 모자회사 중복 상장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를 야기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내년에는 새로운 유니콘 기업들이 이 자리를 메울 가능성이 있어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패션 플랫폼인 무신사는 내년 상장을 목표로 주관사 선정 작업에 들어갔으며, 기업 가치를 10조원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인 퓨리오사AI와 리벨리온도 반도체 산업의 슈퍼사이클을 타고 상장 절차를 본격화할지가 주목받고 있다. 퓨리오사AI는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을, 리벨리온은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각각 주관사로 선정한 상태이다.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도 상장 절차에 돌입했으며, 현재 주관사의 선정을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 회사는 2조원 이상의 기업 가치를 기대하고 있다. 또한, 조선미녀로 유명한 구다이글로벌도 내년 상반기 중 IPO를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해 주관사 선정 작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구다이글로벌 역시 10조원 이상의 몸값이 거론되는 바, 이들 기업들이 상장에 성공할 경우 증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대기업 자회사 상장이 줄어든 상황에서도, 새로운 스타트업과 유니콘 기업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이들이 중장기적으로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