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내년까지 현재 수준인 1470원을 유지할 경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 초중반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1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이와 같은 높은 환율이 지속되면 환율의 물가 전가 효과가 강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은행의 이전 전망에 따르면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1%로 예상되었으며, 환율이 현재 수준에 머무를 경우 이 수치가 소폭 초과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되었다. 실제로 9월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1%에서 10월과 11월 각각 2.4%로 올랐으며, 지역별 소비자물가가 이렇게 상승한 배경에는 추석 연휴 앞뒤로 증가한 여행 수요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여행 수요 급증으로 인해 개인 서비스 가격이 일시적으로 큰 폭으로 오르면서 농축수산물 및 석유류 가격 상승이 물가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환율이 상승하면서 소비자물가에 0.1%포인트의 영향을 미쳤고 기타 요인에 따른 영향은 0.2%포인트로 추정된다. 특히 11월의 농축수산물 가격이 전체적으로 5% 이상 상승했으며, 이 중 수산물 가격은 단기적으로 계속해서 상승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농산물은 출하량 증가와 정부의 물가 안정 대책, 축산물은 공급 증가와 연말 할인 행사 등이 적용되면서 가격 상승 폭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환율 변동으로 인한 영향은 특히 수입 비중이 높은 고등어, 오징어와 같은 수산물에서 더욱 두드러졌으며, 수입 쇠고기 가격 상승은 축산물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최근 국제 유가 하락 등 외부 요소로 인해 석유류 가격의 환율 민감도는 다소 낮아진 것으로 분석되었다. 한국은행은 석유류 가격이 추가적인 환율 상승이 없을 경우 이달까지 높은 상승세를 보이다가 내년 초부터 점차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말 급등했던 환율의 기저효과가 이번 달부터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물가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품목별로는 석유류가 이번 달부터 내년 1월까지, 농축수산물은 이달부터 내년 3월까지 기저효과가 뚜렷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로 인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내년 1분기 중 목표인 2%에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겨울철 이상기후와 가축전염병 발생 등에 따른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 우려도 여전히 중요한 변수로 지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