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FTA 체결 시 일본차 수입 증가 우려, 무역적자 확대 전망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대한 요구가 고조됨에 따라, 한국의 대일본 무역적자가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발표되었다. 산업연구원은 13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FTA 체결 시 한국이 일부 품목에서 수출 증대를 기대할 수 있지만, 자동차와 전자제품 등에서 더 큰 대일본 수입 증가가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석유화학, 플라스틱, 금속 등 일부 산업에서 한국은 수출 효과를 볼 수지만, 일본산 자동차와 전자제품, 그리고 석유화학 제품의 수입이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본의 자동차와 전자제품은 이미 높은 수요를 보이고 있으며, FTA 체결이 이들을 더욱 쉽게 수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것으로 우려된다.
또한, 한일 FTA가 수출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면서, 산업연구원은 일본이 주도하는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이 모델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CPTPP는 가입국의 90% 이상 제조업 품목에 대해 관세를 철폐하고 있으며, 한일 FTA 추진 시에도 주요 제조업 품목을 대상 삼아 관세 인하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현재 한국의 대일본 수출 중 37% 이상이 관세 적용 대상이라는 점에서, 관세 인하가 즉각적인 수출 효익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산업연구원은 한국의 대일본 수출 100대 품목 중 24개 품목이 관세 인하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측하며, 석유화학와 플라스틱, 화학 및 금속 제품은 즉각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일본산 자동차는 8%의 관세가 즉시 철폐될 경우, 수입 증가가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는 경고도 제기됐다. 최정환 산업연 부연구위원은 "관세 인하로 인해 일본차 수입이 급증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이와 같은 무역적자 확대는 한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그러나 산업연구원은 FTA 체결이 단순히 무역수지의 변화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중간재와 장비의 수입 용이성을 높여 제조업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로도 작용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소비자 관점에서도 일본 제품 수입 증가가 가격 인하 및 선택의 폭을 넓히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수 있다.
결국 한일 FTA는 일본과의 경제적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 접근할 필요가 있으며, 고급 인재의 노동시장 통합, 통화 스왑 확대, 중요 자원의 공동 개발 및 반도체 공급망 협력 같은 정책이 함께 추진되어야 한다. 최 부연구위원은 "한일 FTA는 이러한 정책 패키지를 실질적으로 실행하기 위한 중요한 통상 정책 수단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