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소부장 ETF가 급등하며 새로운 투자 기회로 떠오르다
최근 국내 반도체 시장에서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들이 눈에 띄는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6월 1일에서 15일 사이, 국내 반도체 테마 ETF 가운데 SOL 반도체전공정 ETF가 38.1%의 상승률로 가장 높은 수익을 보이며 주목을 받고 있다. 이어서 HANARO 반도체핵심공정주도주가 33.2%, SOL AI반도체소부장이 17.4%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였다. 이외에도 TIGER AI반도체핵심공정, SOL 반도체후공정 등의 ETF들도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이와 같은 ETF의 강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의 대형 반도체 주식가 급등락을 뒷받침하고 있으며, 코스닥 시장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코스닥 반도체 소부장 기업들의 주가 역시 급등세를 보였다. 피에스케이는 64.3% 상승, 브이엠은 54.3%, 원익IPS는 48.1%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상승세는 반도체 소부장 기업들의 존재감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으며,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리스트의 반도체 소부장 기업의 수가 증가하는 등 시장 내에서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을 반도체 업종 내 순환매로 분석하고 있다. 대형 반도체 기업들이 먼저 상승한 이후, 그 뒤를 따라 장비 및 소재 업체들로 매수세가 이동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숨고르기에 들어간 상황에서 소부장 종목들은 AI 투자 확대의 수혜주로 떠오르며 강한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발견되고 있다. 엔비디아와 같은 대형 반도체 기업에 대한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덜 오른 중형 장비 및 부품 업체로의 자금 이동이 활발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도 AI 투자 확대가 메모리 기업의 설비 투자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소부장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메모리 가격 회복의 기대감에서 설비 투자 확대 단계로의 전환이 진행됨에 따라, 전공정 장비 업체들에 대한 수혜 전망이 높아지고 있다. UBS는 파운드리 업체들의 신규 팹 가동과 클린룸 확대에 따라 전공정 장비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AI 서버 및 고대역폭 메모리(HBM) 투자 확대가 이어짐에 따라, 장비 수요 역시 장기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같은 반도체 장비 업황은 장기 슈퍼사이클에 진입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이동주 SK증권 연구원은 해외 주요 장비사들이 반도체 전공정 장비(WFE) 시장의 성장 전망을 지속적으로 상향 조정하고 있으며, 2024년에는 성장률이 5%로 저점을 기록한 뒤 2028년까지 26%까지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과거 반도체 투자 사이클에서의 WFE 성장기는 짧고 강렬했으나, 이번 사이클은 더 길고 강하게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을 덧붙였다.
AI 반도체 수요의 확대가 메모리 업체의 투자 증가로 이어질 경우, HBM, AI 서버,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등 관련 밸류체인에 속한 소부장 기업들의 실적 회복 속도 또한 빨라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하반기 국민성장펀드의 투자 집행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며, 정책적 기대감이 코스닥 내 반도체 소부장 주식의 투자 심리를 더욱 뒷받침하고 있다.
7월에는 코스닥 제도 개편이 예고되면서, 코스닥 시장 체질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코스닥 상장폐지 기준이 강화되고, 프리미엄 세그먼트 기업 중심의 지수와 연계된 ETF 도입이 기대되면서 기관 투자자들의 투자 기반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