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휴대폰 부품사가 아니다”…AI 수혜를 입은 삼성전기, 나흘 만에 59% 급등
삼성전기가 인공지능(AI) 서버 부품주로 재조명되면서 주가와 실적 전망이 동시에 상승하고 있다. 과거 스마트폰 부품주로만 여겨졌던 삼성전기는 최근 AI 하드웨어 밸류체인에 중요한 공급사로 자리 잡으며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기 주가는 이날 15.04% 오른 212만7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지난주 금요일의 종가 134만원과 비교해 불과 4거래일 만에 58.73% 급등한 수치로, 100만원대 중반에서 200만원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번 주가 상승의 시작은 대규모 실리콘 커패시터 공급계약이 계기가 되었다. 삼성전기가 차세대 고부가 부품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자, 투자자들은 이 회사를 단순한 정보기술(IT) 부품사가 아니라 AI 서버와 고성능 반도체의 핵심 공급사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특히, 증권사들이 잇따라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면서 비상하는 모습이다. KB증권은 삼성전기 목표주가를 220만원으로 38% 올렸고, 현대차증권은 230만원을 제시했다.
AI 서버의 확산과 함께 MLCC(고부가 적층세라믹콘덴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며, 북미 대형 고객사에 대한 FC-BGA(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 공급이 조기에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로 인해 삼성전기는 매출 성장과 동시에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삼성전기의 강점은 AI 서버에서 전력과 신호를 안정적으로 제어하는 핵심 부품을 함께 제공하는 점이다. MLCC는 반도체와 서버 기판 주변에서 전류를 안정화하는 데 필수적인 부품으로 기능하며, FC-BGA는 고성능 반도체와 메인보드를 연결하는 고급 패키지 기판으로 사용된다. 따라서 AI 서버가 확대될수록 반도체 성능뿐만 아니라 전력 안정성과 데이터 연결 효율이 매우 중요해지고 있으며, 삼성전기는 이 두 가지 특성을 모두 갖춘 국내 업체로 알려져 있다.
향후 차세대 제품군 역시 주가 재조정의 근거가 되고 있다. 실리콘 커패시터는 기존 MLCC보다 얇고 고밀도로 설계할 수 있어 고성능 반도체 패키지 내부에 적합한 부품이다. 임베디드 PCB와 유리기판은 각각 기판 내부 부품 내장 및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의 핵심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혁신적 제품들이 기존 스마트폰 부품 중심에서 AI 서버에 최적화된 고부가 부품 포트폴리오로의 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실적 전망도 점차 밝아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2분기부터 MLCC 가격 상승 효과와 고수익 제품 비중의 확대가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FC-BGA는 북미의 주요 고객사에서 예상보다 빠르게 실적에 기여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과거 스마트폰 경기와 중국 수요에 민감했던 삼성전기의 이익 구조가 AI 서버 투자 사이클과 일치하는 구조로 변모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그러나 재조정된 밸류에이션이 실적에 어떻게 연결될지가 관건이다. 삼성전기 주가는 단기간에 급등하였으며, 목표주가 상향도 빨라졌다. 만약 AI 서버 투자 속도가 예상보다 둔화되거나 MLCC 가격 상승세가 약해지면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된다. 북미 빅테크의 설비 투자 흐름과 고부가 기판 공급 일정이 향후 주가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김종배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2027년 예상 주당순이익(EPS) 3만4129원에 목표 주가수익비율(PER) 67.4배를 적용해 230만원의 목표주가를 산출했다”며, “FC-BGA 증설 물량이 이미 매진된 상황이며 2028년부터는 더욱 빠른 성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