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저PBR 종목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로 포트폴리오 조정
국민연금이 올해 1분기에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이하인 저평가 종목에 집중적으로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정부의 기업가치 제고 정책과 맞물려 선제적인 포트폴리오 조정을 시도하고 있다는 분석을 받고 있다.
14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발표한 '1분기 주식 대량 보유내역'에 따르면, 보유 지분을 크게 확대한 종목으로는 파라다이스와 한섬이 가장 두드러진 사례로 나열되었다. 파라다이스의 지분은 지난해 말 7.13%에서 올해 1분기 말에는 11.37%로 4.24%포인트 증가하였고, 한섬의 경우도 6.29%에서 9.55%로 3.26%포인트 늘었다.
파라다이스의 PBR은 0.81배로 코스피 평균인 1.86배를 크게 하회하고 있으며, 한섬은 0.34배 수준이다. 이 외에도 이마트(0.25배), LX인터내셔널(0.67배), 아모레퍼시픽홀딩스(0.74배), OCI홀딩스(0.86배) 등 다양한 저PBR 종목에서의 지분 확대가 확인되었다. PBR은 기업의 순자산 대비 주가를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로, 1배 미만일 경우 시장에서의 기업가치가 장부가치보다 낮게 평가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정부의 저PBR 기업 가치 제고 정책에 따라 이러한 종목들은 더욱 매력적인 투자처로 부각되고 있다.
이와 함께, 이재명 대통령은 "PBR이 0.3~0.4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은 비정상적"이라며, 자본시장 정상화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7월부터 저PBR 기업 리스트를 반기별로 발표하고, 관련 태그를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러한 정책은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변화하도록 유도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국민연금은 저PBR 종목 외에도 에너지, 방산, 뷰티와 같은 업종의 비중도 증가시켰다. S-Oil, SK가스, SNT에너지, 대한유화, LIG넥스원, 한국콜마, 달바글로벌 등의 지분이 확대되고 있다. 반면, 더존비즈온과 HL만도와 같은 일부 종목은 지분이 줄어들었으며, 특히 더존비즈온의 경우 지분율이 8.22%에서 0.94%로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대주주인 EQT의 공개매수 참여로 약 2600억 원 규모의 자산을 회수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정책의 효과에 대한 기대가 투자 흐름에 반영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대신증권의 정해창 연구원은 "저PBR 기업 리스트 공표 및 태그 부여는 기업의 자발적 변화를 이끌어낼 것"이라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LS증권의 김윤정 연구원도 "일본의 사례와 유사함에도 불구하고 업종별 특성을 반영한 점에서 더 진전된 정책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런 변화는 국민연금의 투자 전략에 있어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