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조원 투자로 로봇 배송 시장 개척, 기아의 미래 전략
기아가 2030년까지 미래 사업에 총 21조원을 투자하여 로봇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먹거리를 찾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 9일 기아는 '2026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물리적 인공지능(AI)을 활용하고 제조업 공정을 효율화하여 친환경차 생산 능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소개했다.
기아는 현대차그룹에 속한 로봇 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2028년부터 미국 조지아주에 위치한 스마트공장에 우선 도입하기로 했다. 초기에는 부품 분류 작업에서 시작해 점차 공정 단위별 검증을 통해 로봇의 적용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16개 핵심 공정을 선별하여 현장 검증을 거친 뒤, 2029년 하반기에는 기아의 조지아 공장에도 도입하고 글로벌 공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기아는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주요 주주로, 지난해 말 기준으로 17.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향후 10년 내에 범용 로봇을 대중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들은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다양한 물체를 조작할 수 있는 로봇 기술을 개발하는 것을 핵심 비전으로 삼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의 보고서에 따르면, 아틀라스가 생산 현장에 도입될 경우 조립 공정의 효율성을 통해 최대 3배 수준의 생산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기아는 로봇 투입을 통해 축적된 데이터를 차세대 로봇 개발에 활용하여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AI 기반 시설과 인재에 5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고, 구글 딥마인드, 엔비디아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피지컬 AI 개발 능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기아 관계자는 "단계적인 제품 로드맵을 통해 아틀라스와 같은 주요 로봇을 대상으로 AI 학습을 수행하고, 점진적으로 고난도 작업으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현대차그룹 차원에서 물류 분야로의 협업을 강화하여 새로운 사업 모델을 도입할 예정이다. 기아는 현대모비스와 협력하여 차세대 아틀라스의 관절 부품인 액추에이터를 생산함으로써 그룹의 공급망을 활용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로 했다. 동시에 기아의 경상용차인 'PV7', 'PV9'과 보스턴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을 연계하여 가정까지의 배송을 가능케 하는 새로운 솔루션을 통해 연간 약 2880억 달러(약 426조 원) 규모의 '라스트 마일' 배송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러한 기아의 전략은 미래 먹거리와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로봇 기술과 인공지능의 접목을 통해 제조업과 물류 분야 전반에 걸쳐 혁신적인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기아의 노력은 앞으로의 산업 구조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