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금융 인프라의 중심으로… 스테이블코인 경쟁이 시작됐다
최근 블록체인 기술이 전통적인 금융 인프라에 필수적으로 통합되면서 스테이블코인을 중심으로 한 금융 시스템의 재편이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KB증권의 보고서에 따르면, 단순히 투자 자산으로 여겨졌던 가상자산이 결제 및 정산 인프라로 진입하게 되면서 금융 사업자의 전략 변화가 불가피해졌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보고서에 의하면, 글로벌 실물자산(RWA) 토큰화 시장은 2026년 3월 기준 약 265억 달러 규모로, 2023년 말 19억 달러와 비교해 13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토큰화된 신용 시장이 240억 달러를 차지하며 가장 큰 자산군을 형성하고 있으며, 미국 국채 토큰화는 111억 달러에 달한다. 블랙록의 ‘BUIDL’과 JP모건의 ‘MONY’는 이 시장에서 두드러진 사례로, 블록체인 기반 금융 서비스를 통해 전통 금융과 디파이가 빠르게 통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규모는 현재 3,130억 달러에 이르며, 2025년에는 시장 규모가 49%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의 거래량이 글로벌 카드 결제 네트워크인 비자를 초과함에 따라 이들 자산은 금융 인프라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보고서에서는 USDT와 USDC가 각각 60%와 25%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스테이블코인 규제의 변화로 인해 USDC의 성장률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스터카드와 비자는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각기 다른 전략을 취하고 있다. 비자는 소비자의 경험을 유지하며 백엔드 정산 인프라를 스테이블코인으로 전환하는 전략을 채택하고, 마스터카드는 소비자 결제와 B2B 정산, 디지털 자산 연결 등 포괄적인 새로운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처럼 두 카드 네트워크가 동시에 스테이블코인 정산 인프라를 가동함에 따라 금융업계는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또한, 블록체인 기반 금융 인프라의 효율성은 UI가 아닌 백엔드의 최적화에서 비롯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백엔드 중심의 효율성 제고는 기존 금융 시스템과의 통합을 통해 이루어질 것이며, 블록체인의 경제적 효용은 운영 프로세스를 단순화하는 데에서 발생한다.
하지만 블록체인 기술이 직면한 한계점 또한 존재한다. 결제 완결성, 데이터 프라이버시, 확장성 등 여러 과제가 해결되어야만 금융 인프라로서 안정적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 이에 따라 금융사들은 퍼블릭 블록체인을 핵심 인프라로 전면 채택하기보다는 단계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에서 디지털자산기본법의 제정이 지지부진한 상황인 가운데, 이는 글로벌 경쟁력에 큰 해가 될 수 있다. 디지털자산기본법은 현재 국회에서 계류 중으로,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주체에 대한 논의가 가장 큰 쟁점으로 남아있다. 이 법안은 글로벌 동향에 비해 속도가 뒤처지고 있으며, 규제의 부재가 시장의 성장에 장애가 되고 있다.
결국, 금융사들은 초기 시장 진입이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해야 하며, 토큰화가 제공하는 여러 가지 장점을 활용하여 중장기 전략을 세워야 할 때다. 블록체인 기반 금융 인프라의 발전은 단순한 기술 진보를 넘어서 고객의 요구에 부응하는 서비스로 거듭나야 하며, 이러한 흐름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