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외국인 관광객에 박물관 입장료 부과 검토… 문화 접근성 우려
영국 정부가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주요 박물관과 미술관에 입장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무료로 개방해온 영국의 공공 박물관 정책이 변화를 예고하고 있으며, 이는 문화 접근성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영국 문화미디어체육부는 지난해 12월 마거릿 호지 상원의원이 제안한 권고안을 수용 또는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보고서에는 외국인 방문객에게 별도의 관람료를 부과하는 방안이 포함되어 있으며, 문화부는 국제 방문객에 대한 요금 도입이 가져올 수 있는 효과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영국의 주요 박물관과 미술관은 상설 전시를 무료로 개방하고, 특별전만 유료로 운영하고 있다. 런던의 내셔널 갤러리, 자연사박물관, 영국 박물관, 빅토리아 앤 앨버트(V&A) 박물관 등이 이러한 정책을 수 년 동안 유지해왔다. 하지만 유럽의 다른 주요 국가에서는 대체로 입장료를 부과하고 있는 상황이다. 예를 들어, 프랑스의 루브르 박물관은 비유럽 관광객의 입장료를 45% 인상하여 32유로를 받고 있으며, 스페인의 프라도 미술관은 15유로의 입장료를 요구하고 있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2023~2024 회계연도에 영국의 15개 박물관과 미술관을 찾은 외국인은 약 1,750만 명에 달하며, 이는 전체 관람객의 43%에 해당한다. 외국인 관광객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유료화 여부에 따라 수입 구조와 방문객 흐름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유료화 전환 시 구체적인 입장료 수준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과 유럽 주요 박물관을 참고하여 15∼20파운드(약 3만1000∼4만2000원)로 책정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정책 변화에 대한 의견은 엇갈린다. 일부 전문가들은 재정 문제를 고려할 때 외국인 관광객에 대한 유료화가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방문객 감소나 문화 접근성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이에 대해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숙박세를 도입해 박물관의 재원을 마련하자는 대안도 제시되고 있다.
영국 정부의 이번 결정은 단순한 요금 인상을 넘어, 문화유산과 관광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유료화가 시행될 경우, 영국의 문화 접근성 문제와 함께 관광업계 전반에 미칠 파장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