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위기 속 중국의 경제적 입지 강화… 보아오 포럼에서 대안론 강조
최근 이란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안보의 공백을 중국이 활용하며 중동 지역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판 다보스'로 불리는 보아오 포럼이 이러한 중국 중심의 경제 협력의 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26일 오전, 중국 하이난성 보아오에서 열린 보아오 포럼의 기조연설에서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은 "갈등과 대결을 거부해야 하며, 각국 정부는 평화적인 수단을 통해 정치적 차이점을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이날 포럼에는 아시아 각국의 정상 및 외교관들이 참석하여 중국의 메시지를 주목하였다.
자오 위원장은 패권주의와 강권 정치의 위협, 지정학적 갈등 및 일방주의의 확산을 비판하며 "법치에 기반한 비즈니스 환경을 조성하고, 중국의 초대형 시장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세계와 공유하겠다"고 약속하였다. 블룸버그 통신은 그의 발언이 중국을 글로벌 안정의 원천으로 부각시키고 투자자들에게 기회가 넘치는 땅으로 인식시키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고 분석하였다.
이러한 중국의 진취적인 메시지는 아시아 국가들, 특히 싱가포르 정부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로런스 웡 싱가포르 총리는 "전쟁과 무역 파편화로 세계 경제가 압박받는 이 시기에 중국은 아시아 성장 전망을 확고히 하는 중추가 될 것"이라고 화답하였다. 그에 따르면, 중국의 방대한 내수 시장은 아시아 지역의 성장과 번영에 기여할 강력한 엔진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웡 총리는 "중국이 아시아 내에서 개방적이며 규칙 기반의 무역의 강력한 옹호자가 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며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및 일대일로 프로젝트, 세계무역기구(WTO) 참여 등의 중국의 정책적 노력을 언급하였다. 그는 "중국이 계속해서 시장 개방을 지지하고, 예측 가능하며 안정적인 글로벌 무역 시스템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바란다"고 명확한 바람을 전하였다.
한편, 필리핀 주중 대사인 하이메 플로르크루즈는 "이란 사태 등 현재의 세계 정세를 고려할 때 다자간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파편화된 일방주의 대신 협력을 강조하는 중국의 의지를 환영하였다. 보아오 포럼은 미국과 이란 간의 전쟁이 지속되는 상황 속에서 열린 만큼, 국제사회의 협력 필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로 인해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이 마비되면서 중동 원유에 의존하는 아시아 제조업체들은 에너지 공급 중단에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중국이 지역 내 경제적 입지를 강화하며 중동 위기를 기회로 삼고 있는 모습은 앞으로의 국제 정세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