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 최저 시급 30달러로 급격 인상 추진…경제적 불평등 해소 의지
미국 뉴욕시에서 최저 임금을 시간당 30달러(약 4만4700원)로 대폭 인상하는 법안이 추진되고 있다. 이는 현재 시간당 17달러인 최저 임금을 사실상 두 배 가까이 인상하는 조치로, 진보 성향의 조란 맘다니 뉴욕 시장의 핵심 선거 공약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이 법안은 12일(현지시간) 샌드라 너스 뉴욕시 의원에 의해 시 의회에 공식 발의되었다.
맘다니 시장은 현재 살인적인 물가와 빈곤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저소득층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모든 사업체가 동시에 최저 시급을 30달러로 올릴 필요는 없으며, 사업체 규모와 복지 혜택을 고려하여 임금 인상 시점이 차등 적용될 예정이다. 예를 들어, 500명 이상의 직원을 고용한 대형 사업장은 2027년까지 시간당 20달러로 인상해야 하고, 2030년까지 30달러로 최종 목표를 맞춰야 한다.
반면, 자본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500명 미만의 중소기업은 유예 기간이 주어지고 2028년에는 21.50달러로 인상되며, 2032년까지 30달러로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또한, 뉴욕시 소비자노동자보호국(DCWP)은 매년 인플레이션을 반영해 최저 시급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규정을 포함하고 있어, 우버와 도어대시와 같은 디지털 플랫폼에서도 동일한 임금 보호가 적용된다.
이번 법안은 미국 전역은 물론 국제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든 높은 임금 수준을 제시하고 있다. 현재 미국의 연방 최저 시급은 7.25달러에 불과하며, 한국의 2026년 최저 시급 기준인 1만320원(약 6.93달러)과 비교했을 때도 훨씬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급진적 임금 인상의 배경에는 뉴욕의 높은 생활비가 자리잡고 있다. 경제정책연구소(EPI)의 자료에 따르면, 현재 뉴욕의 최저임금인 17달러는 시애틀이나 웨스트할리우드와 같은 다른 도시들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번 법안에 대해 기업 및 소상공인 단체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뉴욕시 내에는 약 240만 개의 소상공인 사업체가 존재하며, 이들이 전체 민간 부문 일자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소상공인들은 임금이 인위적으로 인상될 경우, 자본력이 풍부한 대기업만 살아남아 독과점이 심화되고 소비자의 선택권이 제한될 위험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도 이번 법안 통과로 인한 급격한 최저 시급 인상이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보수 성향의 헤리티지 재단은 이 법안이 시행될 경우, 기업에 대한 인건비가 급증해 저숙련 노동자들이 오히려 시장에서 퇴출당하는 역효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추가적인 비용 증가로 기업들이 제품과 서비스의 가격을 올릴 경우, 가장 영향을 받는 것은 저소득층 소비자들라는 주장이다.
결국, 소상공인 연합회와 대기업 이익 단체들은 집단 가처분 소송을 준비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헌법적 기업 영업권 침해나 행정 절차상의 위법성을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안들은 향후 뉴욕의 경제 정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