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외에도 다양한 원자재 가격 상승…호르무즈 해협 봉쇄의 영향"
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원유와 가스는 물론 알루미늄, 에탄올, 설탕, 요소, 황, 헬륨 등 다양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알루미늄 가격은 최근 4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으며, 이번 달에만 약 8% 상승했다. 이는 카타르와 바레인의 주요 알루미늄 제련소가 공급을 중단하면서 제련소로 향하는 알루미늄 원료를 실은 선박이 해협을 통과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제알루미늄협회(IAI)의 자료에 따르면, 페르시아만 지역의 생산자들은 전 세계 알루미늄 공급의 약 8%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리서치 업체 '그라운드 콜래보러티브'의 정책 책임자인 알렉스 야퀘즈는 "알루미늄 가격의 인상은 소비자 제품 가격에도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알루미늄은 항공기, 전선, 캔 등 다양한 산업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기 때문에 그 파급력이 크다.
에탄올 가격도 약 10% 상승했으며, 설탕 가격 역시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한 달 내 최고 수준인 급등세를 보였다. 이 두 가지 공통점은 원료가 사탕수수라는 점이다. 세계 최대 사탕수수 생산국인 브라질의 설탕 공장들은 통상 에탄올 가격이 상승하면 설탕보다 더 많은 이익을 낼 수 있는 에탄올 연료 생산으로 전환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이 현재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며, 다만 10일에는 국제 유가가 하락하면서 설탕 가격도 소폭 내려갔다.
한편, 비료 시장도 전쟁의 영향을 받고 있다. 질소 비료의 원료인 요소 가격은 개전 이후 최대 35%까지 급등하였다. 중동 국가들이 주요 질소 비료 생산국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전 세계 거래량의 약 3분의 1이 운송된다. 경제학자 웨인 와인가든은 "비료 공급이 감소한다면 세계 농업 생산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외에도 원유와 가스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인 황의 공급 차질도 우려되고 있다. 황은 비료 생산과 니켈 정련 등에 필수적인 원자재로, 시장조사기관 CRU 그룹에 따르면 전 세계 공급의 약 절반이 호르무즈 해협에 묶여 있다. 또한, 반도체 웨이퍼 냉각에 필수적인 헬륨의 공급 상황도 비슷하다. 카타르는 전 세계 헬륨 생산의 양대 산맥으로, 이란의 공격으로 헬륨 생산시설이 가동을 중단하게 되면서 생산 정상화에 최소 2주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모든 상황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원자재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할 것으로 보여, 소비자와 농업 생산은 물론, 세계 경제 전반에 큰 파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번 전쟁의 영향은 단순히 원유 가격 상승에 그치지 않고,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제품의 가격에도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