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징병제 부활 논란 속 수업 거부 시위 벌인 10대들
독일 정부가 징병제를 부활하려는 계획으로 인해 10대 학생들이 교육을 거부하고 거리에서 반대 시위를 벌였다. 최근 정부는 군인이 부족할 경우 징병제를 도입하겠다는 새로운 병역법을 채택했고, 이에 대해 학생 단체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5일(현지시간) '병역 의무 반대 학교 파업'이라는 학생 단체가 주최한 시위에는 전국 90여 개 도시에 걸쳐 약 5만 명의 학생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죽음은 시간표에 없다”, “똑똑한 머리는 철모에 맞지 않는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를 전선으로 보내라”라는 슬로건이 적힌 현수막을 들고 시위하며 정부의 계획에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5일 연방의회에서 병역법이 통과된 이후에도 반대 집회를 열었으며, 그 당시에도 교육 당국으로부터 무단결석에 따른 제재를 경고받은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더 많은 학생들이 시위에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새 병역법은 1월부터 시행되었으며, 18세 남성과 여성에게 군 복무 의사와 능력을 묻는 온라인 설문조사를 보내고, 신청한 남성은 반드시 답변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내년부터는 18세 남성이 모두 신체검사를 받아야 하며, 만약 설문조사에서 군 복무를 희망하는 응답자가 부족할 경우 의회의 결정으로 징병제가 도입될 수 있다. 이러한 조치로 인해 징병제가 사실상 부활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독일은 2011년 징병제를 공식 폐지한 이후 최근까지 병역 의무를 다루는 법안을 재개정한 것으로,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이후 국방 강화의 일환으로 시행된 새로운 정책이다. 독일 정부는 현재 약 18만 명의 현역 군인을 오는 2035년까지 25만 5천에서 27만 명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시위에 대한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좌파 성향의 정치 단체들은 군축을 지지하며 새 병역법에 반대하고 있으며, 병역 거부 방법을 안내하는 플랫폼까지 운영하고 있다. 이들 단체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책과 우크라이나 전쟁에 반대한다”는 정치적 주장이 합리적인 병역거부 사유가 될 수 있음을 홍보하고 있으며, 심지어 징병 검사 전에 마리화나를 복용하면 면제가 될 수 있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반면 기독민주당(CDU)과 기독사회당(CSU)과 같은 보수적인 정당들은 이러한 시위를 극좌세력의 선동으로 간주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은 학생들이 시위에 참여한 것은 급진적인 단체들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주장하며, 사회의 안정과 안보를 우려하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결국 독일 내에서 진행되는 이러한 논란은 단순히 징병제 문제를 넘어서, 청소년의 정치참여와 그에 대한 사회적 반응을 드러내는 중요한 사건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학생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높이며 정치적 사안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은 향후 독일 사회 전반에 걸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