엡스타인 문서에서 호킹 박사 사진 언급, 가족 해명 "단순 간병인일 뿐"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수사 문서의 공개로 인해 고(故) 스티븐 호킹 박사와 관련된 논란이 재조명되고 있다. 미국 법무부가 발표한 이 문서에는 호킹 박사의 이름이 약 250회 언급되었고, 사진 속 호킹 박사와 비키니를 입은 여성 두 명의 모습도 포함되어 있어 이를 둘러싼 의혹이 커지고 있다.
문서에 수록된 사진은 2006년 3월 미국령 버진아일랜드 세인트토머스에서 열린 과학 심포지엄에서 촬영된 것으로, 호킹 박사가 휠체어에 앉아 음료를 들고 있는 모습과 함께 양옆에 비키니 차림의 여성들이 서 있는 장면이 담겨있다. 일부 매체는 해당 사진이 엡스타인의 개인 섬에서 촬영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으나, 영국 언론은 심포지엄이 진행된 리츠칼튼 호텔 행사장에서 찍힌 것이라는 가능성이 더 크다고 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호킹 박사의 가족은 "사진 속 여성들은 모델이 아닌 그의 의료 지원 인력"이라며 강력하게 반박했다. 호킹 박사는 루게릭병(ALS)으로 인해 24시간 의료 지원이 필요한 상태였기 때문에 행사 참석 시 항상 의료진이 동행했다는 것이다. 가족 측은 "부적절한 행동을 암시하는 주장에 대해 극도로 터무니없는 입장"이라고 성명을 발표하며 의혹을 일축했다. 또한, 수사당국은 호킹 박사를 범죄로 기소하거나 조사한 사실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같은 심포지엄에 참석했던 2019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필립 피블스는 당시의 이례적인 상황을 회상하며 "발표 도중 젊은 여성들이 갑자기 등장해 이례적이라고 느꼈다"고 증언했다. 이후 그는 엡스타인의 미성년자 성 착취 사실이 드러난 후 당시 상황을 회상하게 되었음을 시사하였다. 엡스타인은 2019년 미성년자 성매매 알선 혐의로 체포된 후 사망했으며, 이 문서에는 그의 이메일 내용과 피해자 버지니아 지우프레의 주장 등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엡스타인과 관계를 맺었던 여러 인물들에 대한 재조명도 계속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공동 창립자 빌 게이츠는 엡스타인과 여러 차례 만났음을 인정하며, 자선 프로젝트 논의를 위해 만났다고 해명했다. 그는 "엡스타인과 만난 것은 실수였고 판단 착오였다는 점을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영국 왕실의 앤드루 왕자는 엡스타인과의 친분으로 인해 공직에서 물러나는 사태에 직면했다.
이른바 '엡스타인 게이트'는 정치, 재계, 학계 전반에 걸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논란의 여지가 있는 이름이 문서에 언급된 것만으로 범죄 연루를 단정 지을 수 없다는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호킹 박사가 미성년자 성범죄에 연루되었다는 증거는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으며, 추가 문서 공개로 인한 후속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