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홍역 환자 급증, 청정국 지위 위협받나
미국 내 홍역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초부터 현재까지 보고된 환자 수가 896건에 이르러 최근 10년간 연평균(429건)의 두 배를 넘었다. 만약 이 추세가 지속된다면, 33년 만에 최대치였던 작년의 환자 수 2274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특히 이번 홍역 환자의 대다수는 20세 미만의 청소년과 어린이들로, 전체 환자의 57%가 5세에서 19세 사이의 연령대에 해당하며, 5세 미만 어린이는 28%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환자들 중 무려 95%가 홍역 백신을 접종받지 않은 상태로 나타났다. 홍역은 공기를 통해 전파되는 높은 전염성을 가진 호흡기 감염병으로, 면역이 없는 사람은 감염자의 비율이 90% 이상에 달한다. 그러나 백신 접종을 통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질병으로, 미국은 2000년 이후 홍역 청정국 지위를 유지해왔다.
최근 미국의 백신 접종률이 저조해지면서 이러한 상황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2019·2020 학년도에는 유치원에서의 홍역, 풍진 등 주요 전염병 접종률이 95.2%였지만, 현재는 92.5%로 감소하였다. 일반적으로 집단 면역을 유지하기 위해선 95% 이상의 접종률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현재의 추세는 우려를 불러일으킨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홍역 발병이 1년 이상 지속된다면 미국은 홍역 청정국 지위를 잃을 위험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 당시의 반백신 기조가 환자 수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백신 회의론자인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를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임명했으며, 이로 인해 아동 백신 접종 권고 횟수 감축과 백신 정책 비판을 사실상 지원 중단하는 결정이 내려졌다.
이러한 배경에서 전국민의 백신 접종률을 높이는 논의가 필요하며, 홍역의 재유행이 미국 내에서 '후진국형 감염병'으로 치부되던 과거의 인식에 도전하고 있다는 점은 중대한 경고를 의미한다. 미국 내 부모들과 의료계는 예방접종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고 필요한 조치를 강구해야 할 시점에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