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출신 교황, 트럼프 행정부와의 갈등 회피 및 신중한 외교 노선 채택
미국 출신의 첫 교황, 레오 14세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의 정면 충돌을 피하고 신중하고 간접적인 방식으로 외교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교황은 취임 초기, 트럼프 정부의 반이민 정책을 비인도적이라고 비판하고, 베네수엘라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는 등 뚜렷한 반대 입장을 드러냈으나, 최근 들어 그 행보가 눈에 띄게 조심스러워졌다는 분석이다.
교황은 미국의 이란 군사 개입, 그린란드 매입 시도, 미 이민 단속 연방 요원의 총격 사건 등 중대한 사안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것을 피하고 있다. 최근 미국과 쿠바 간의 긴장 고조에 대해 "폭력을 피해야 한다"라고 언급한 것이 전부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지구 평화 위원회에 대한 참여 요청에 대해서도 "검토 중"이라는 신중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이런 관행은 극심한 정치적 양극화 속에서 미국 가톨릭 교회가 받는 타격을 우려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 바티칸 소식통은 교황이 자신의 발언이 전 세계적으로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으며, 트럼프주의에 대한 반대 입장에 있지만 현재 미국 문제에 대해서는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교황은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정책이 미국 교회가 보호하고 있는 이민자와 히스패닉 공동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황은 미국 내 주교들을 전면에 등장시키며 간접적으로 의견을 표명하는 이른바 대리전을 펼치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예를 들어, 폴 코클리 미국 가톨릭 주교회의 의장은 최근 미니애폴리스 사건에 대해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존중하지 못한 사회의 실패"라고 비판하며 발언했다. 또 아칸소주 리틀록 교구의 앤서니 테일러 주교는 현재 사회 상황을 나치 독일 시절에 비유하면서 과거의 실패를 잊으면 같은 실수를 반복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러한 발언들은 교황의 묵시적 승인 아래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탈리아 역사학자 마시모 파졸리는 교황의 최종 목표가 역사적으로 "미국 가톨릭교회가 트럼프주의와 결탁했다"는 기록을 남기는 것을 피하고, 교회의 평판과 역사적 역할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교황의 신중한 대처와 주교들에 대한 지지는 미국 내 가톨릭 교회의 균열을 최소화하고, 교회의 통합성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으로 평가된다.
결국, 교황 레오 14세는 트럼프 행정부와의 갈등을 피하며 간접적으로 자신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미국 가톨릭 교회의 미래를 위해 신중한 외교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