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필리핀의 상호방위조약이 남중국해를 포함하여 태평양 지역 전체에서 적용될 수 있다고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강조했다. 이는 대중국 견제를 위한 양국 간의 군사적 연대 강화의 일환으로 해석될 수 있으며, 이와 관련하여 필리핀에 대한 군사적 지원뿐만 아니라, 대만해협 및 동중국해에서의 중국의 위협에 대한 대응도 고려되고 있다.

헤그세스 장관은 21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국방부에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과 회담하며 이 같은 내용을 밝혔으며, "우리의 동맹이 지금처럼 강력한 적이 없다"며 방위조약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조약이 군사 및 공공 선박에 대한 무력 공격이 발생할 경우 적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발언은 필리핀의 영토 및 해양 자원 보호는 물론, 대중국 견제의 측면에서도 큰 의미를 갖는다. 이는 남중국해에서 필리핀이 중국으로부터 공격을 받을 경우 미국이 필리핀을 지원하고, 반대로 미국이 동중국해와 대만해협에서 공격을 받을 경우 필리핀이 미국을 지원하는 시나리오를 내포하고 있다.

또한, 헤그세스 장관의 발언은 미국-필리핀 동맹의 적용 논리가 한미동맹에도 적용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는 미국이 한미동맹의 군사적 공조를 한반도 및 그 주변을 넘어 미중 간의 갈등이 발생할 수 있는 동중국해 및 남중국해로까지 확장할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하고, 한국에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보장을 요구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미국과 필리핀의 동맹이 남중국해의 안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믿는다"며 이 같은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두 나라의 관계가 지속적으로 강화되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이날 회담에는 마르코스 대통령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도 함께 했으며, 두 사람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 유지를 위한 동맹의 중요성을 논의했다. 양국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위해 항해와 비행의 자유를 강화하고, 해당 지역에서의 억지력을 유지하는 데 공동의 책임을 다할 것에 대해 다짐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22일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예정하고 있으며, 이번 회담을 통해 두 나라의 전략적 파트너십이 더욱 강해질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