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엔비디아 H20 칩 수출 승인…중국 희토류 수출 재개와 연계된 결정

미국 정부는 최근 엔비디아의 H20 칩의 중국 수출을 허가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결정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 재개와 맞물려 이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미국이 반도체 관련 첨단 기술의 유출을 방지하면서도 자국 기업인 엔비디아의 수출 기회를 열어주기 위한 전략적 판단으로 보인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H20 칩의 중국 수출을 허용했지만, 이후 수출을 제한했다. 하지만 최근 중국과의 협상에서 희토류 자석의 대미 수출 재개와 엔비디아 칩 판매 허가를 연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미국과 중국 두 나라 간의 무역 협상에서 상호 이익을 추구하는 방식으로, 중국의 희토류 수출이 중요한 카드를 제공하게 된다.
러트닉 장관은 H20 칩이 성능 기준으로 네 번째로 좋은 제품임을 강조하며, "우리는 중국에 최고의 제품이나 두 번째, 세 번째로 좋은 제품을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엔비디아가 최신 칩인 블랙웰 모델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국의 핵심 AI 기술이 포함된 고성능 제품은 밀어내고, 상대적으로 낮은 성능을 가진 H20 칩을 공급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엔비디아의 주가는 15일(현지시간) 4.04% 급등하여 170.70달러에 도달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러한 상승은 엔비디아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감과 함께 전체 반도체 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1.27% 상승하는 등 여파가 확산되고 있다.
러트닉 장관은 "미국은 중국이 자국에서 개발할 수 있는 AI 반도체보다 한 단계 앞선 제품을 개발하고 있으며, 보다 낮은 성능의 칩들은 중국이 계속해서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미국 기술의 우위를 유지하면서, 중국 시장에서 미국 제품의 수요를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엔비디아는 바이든 행정부의 수출 규제에 따라 H20 칩의 수출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와 같은 통제를 강화해 왔으며, 해당 수출 통제 조치는 미중 간의 무역 협상에서 중요한 협상 카드로 작용했다는 점도 강조할 필요가 있다.
러트닉 장관은 미국의 철강 관세 부과 배경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한국 정부가 저렴한 전기요금을 통해 자국 철강업계를 사실상 보조하고 있다는 주장을 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 및 철강 업계는 이러한 주장을 반박하며,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번 엔비디아의 결정은 반도체 산업의 지형을 변화시킬 수 있는 중요한 요소이며, 앞으로의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관계에 미치는 영향 또한 주목해야 할 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