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키이우는 우크라이나와 동유럽에서 각별한 사랑을 받는 요리로, 단순한 음식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는 저민 닭가슴살 안에 버터와 채소를 채워 넣고, 빵가루를 입혀 튀겨낸 음식으로, 유럽의 커틀릿이나 일본의 돈가스와 유사한 형태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이 요리는 지리적, 역사적 맥락 속에서 민족 정체성을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자리잡았다.

치킨 키이우의 기원은 20세기 초로 거슬러 올라가며, 당시 우크라이나의 '콘티넨털 호텔'에서 개발됐다. 이 식당은 전통 농경 사회의 틀에서 벗어나 도시 문화를 받아들이며, 부유층만이 즐길 수 있는 고급 요리로 명성을 날렸다.

우크라이나에서 치킨 키이우는 그 당시 사치스러운 음식으로 대중에게 쉽게 다가가기 어려웠다. 전기와 난방 시설이 갖춰진 콘티넨털 호텔은 새로운 도시 문화의 상징이었고, 신선한 닭고기와 버터를 사용한 요리는 사람들 사이에서 환상을 불러일으켰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소비에트 연방의 영향으로 동유럽 전역으로 그 인기가 확산됐다.

현재 치킨 키이우는 고급 정찬과 간편식 모두로 소비되고 있다. 고급 레스토랑에서는 화려한 형태로 제공되며, 슈퍼마켓에서는 냉동식품으로도 판매된다. 영국의 마크 앤 스펜서 백화점 등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어, 더 이상 고급 요리만이 아닌 대중적인 인기 간식으로 자리잡았다.

최근 치킨 키이우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하여 정치적인 상징으로 부각되었다. 러시아는 이 요리를 '치킨 키예프'라는 명칭으로 부르지만, 우크라이나 정부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 이후 '치킨 키이우'로 공식화했다. 이는 요리의 명칭이 민족적 정체성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많은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유럽 국가들도 이에 동조하고 있다.

역사적으로도 치킨 키이우와 관련된 중요한 사건들이 있다. 1991년 조지 H.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독립을 반대하는 발언을 하며, 그 발언이 '치킨 키이우 연설'이라는 조롱의 대상이 되었다. 지금도 치킨 키이우는 다양한 논란과 연관되어 있으며, 이 요리를 둘러싼 논의는 여전히 진행중이다.

실제로, 2024년 7월 9일 러시아가 국제연합 안전보장이사회 만찬에서 치킨 키이우를 메뉴에 올렸고, 이는 양국간의 외교갈등으로 이어졌다. 만찬 전날 우크라이나 민간 병원이 공습을 당한 사건이 논란을 더욱 부풀렸다. 세르지 키슬리차 우크라이나 대사는 이 만찬이 "무고한 사람들의 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표현하며, 러시아의 도덕적 타락을 비판했다.

치킨 키이우는 그 자체로도 특별하지만, 현재 우크라이나의 민족 정체성과 관련된 역사적, 정치적 맥락으로 인해 더욱 의미가 깊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