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버스 A320 계열 여객기의 소프트웨어 오류로 인해 대규모 리콜이 시행되고 있으며, 국내에서 운영 중인 항공기의 수는 80대로 확인됐다. 그러나 이번 리콜 사태로 인한 항공 대란이 일어날 가능성은 미미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9일 국토교통부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A320 계열 여객기를 운항 중인 국내 항공사는 대한항공(18대), 아시아나항공(24대), 에어부산(21대), 에어서울(6대), 에어로케이(9대), 파라타항공(2대) 등 6곳이다. 이들 항공사는 모두 중형 기종인 A320-200, A321-200, A321-200 네오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 중 42대가 이번 리콜의 대상에 포함됐다. 이는 대한항공 10대, 아시아나항공 17대, 에어부산 11대, 에어로케이 3대, 에어서울 1대에 해당하며 파라타항공은 리콜 대상이 없다.

리콜 대상 항공기는 모두 조종석에서 1시간 이내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필요한 조치를 완료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국내 항공사에서 보유한 기종 중에는 3~4시간이 소요되는 하드웨어 교체가 필요한 구형 기종은 포함되지 않는다. 에어버스는 A320 계열 여객기에 비행 안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소프트웨어 문제를 발견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규모 리콜을 발표한 바 있다. 특히 지난달 30일에는 멕시코 칸쿤에서 미국으로 출발하던 제트블루 A320 여객기가 비상 착륙하게 된 사건이 이 문제의 발단으로 지목되었다. 이 사건을 조사하던 중 항공기가 급강하할 위험이 있는 소프트웨어 오류가 확인된 것이다.

국토부는 에어버스의 리콜 조치에 따라 국내 항공사들에 긴급 지시를 발송했으며, 에어버스 또한 항공사들에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지했다. 이러한 정부와 항공사의 신속한 대응 덕분에 이 사태로 인한 항공편 운항 차질은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토부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29일 정오 기준으로 리콜 대상인 42대 중 28대(67%)의 업데이트가 완료됐다. 대한항공은 10대 중 5대를, 아시아나항공은 17대 중 8대를 각각 업데이트 했으며, 에어부산, 에어서울, 에어로케이는 필요한 업데이트 작업을 모두 마쳤다고 전했다.

리콜에 따른 업데이트 작업은 각 여객기 당 1시간 이내에 완료될 수 있어 나머지 항공기들도 30일 오전 첫 출발편 운항 전에 모두 업데이트를 마칠 것으로 국토부는 예상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A320 계열 여객기는 약 11,300대가 운항 중이며, 에어프랑스-KLM그룹은 이로 인해 이미 28일 오후 출발하는 항공편 35편을 취소하는 등 여러 곳에서 결항과 출발 지연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