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대형 화재, 128명 사망…시민들의 분노 커져"
최근 홍콩의 고층 아파트 단지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로 인해 현재까지 128명이 사망했다. 이 화재는 77년 만에 최악의 재난으로 기록되며, 안전 관리에 대한 부실 우려가 커지면서 시민들의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현지 시간으로 27일, 영국 일간 가디언과 미국의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화재가 불러일으킨 찬반 여론을 심층적으로 보도하며 홍콩 사회 전반에 퍼진 분노를 강조했다.
가디언은 "홍콩 주민들은 화재 원인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명하고 있으며, 특히 높은 집값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재난에 취약한 고밀도 고층 아파트에 거주해야 한다는 현실이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고 전했다. NYT 또한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홍콩에서 건물 안전 시스템이 이러한 취약성에 제대로 대응하고 있는지에 대한 대중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고가 부패와 책임 회피의 결과로 보고, 깊이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화재가 발생한 홍콩 타이포의 고층 아파트 '웡 푹 코트'의 건물 외벽은 검은 채로 변해 있었다. 아파트 단지는 총 2000여 가구 규모로, 8개 동 중 7개 동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강력한 화재와의 싸움 끝에 43시간여만에 진화 작업을 마무리했다.
홍콩은 1997년 중국에 주권이 반환된 이후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 원칙 아래 고도의 자치권을 부여받아왔으나, 최근 몇 년간 중국 중앙정부의 통제로 자치권이 강화되면서 시민들의 기본적 권리가 침해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2019년 대규모 반정부 시위 이후 홍콩국가보안법 시행과 같은 조치로 인해 표현의 자유와 집회의 자유가 억압받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정치적 환경 속에서 생활고가 더욱 심화되자, 이번 화재 참사는 민생 안전을 경시한 정치적 통제의 취약성을 드러냈다는 지적이 뒤따르고 있다.
이번 화재에 대한 중앙정부와 홍콩 정부의 공식 대응 또한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은 27일 시 주석의 지시로 중앙정부와 홍콩 정부가 화재 사태 수습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시 주석은 희생자와 소방관에 대한 애도의 뜻을 전하며 피해 주민들에 대한 지원을 지시했다고 보도되었다.
크리스 탕 홍콩특별행정구 보안국장은 28일 기자회견에서 현재까지 128명이 사망했으며, 추가적인 시신 발견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또한 화재로 인해 총 79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이러한 비극적인 사건은 홍콩 사회에서 안전과 관리 체계에 대한 깊은 논의를 이끌어내고 있으며, 시민들의 목소리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