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생 집단 납중독 사건, 중국 당국의 축소 및 은폐 의혹에 대한 조사 착수

중국 간쑤성 톈수이시의 허스페이신유치원에서 약 200명의 유치원생이 집단 납중독에 걸렸다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지역 당국의 축소와 은폐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 사건은 급식 조리 과정에서 식용이 불가능한 미술용 물감이 사용되면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이에 따라 유치원 원장 등 관련자 8명을 체포한 상태다.
이번 사건에서 천명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관련자들은 유치원 급식 메뉴인 삼색 대추설기와 옥수수 소시지 롤에 미술용 물감을 첨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피해 아동의 부모들과 시민들은 지역 정부가 사건을 축소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발표된 조사 결과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진다고 반발하고 있다. 피해 아동의 부모는 톈수이시 병원에서 받은 검사에서는 혈중 납 농도가 기준치보다 현저히 낮았으나, 인근 산시성 시안에서의 검사 결과에서는 비정상적으로 높은 수치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 부모는 인터뷰에서 "딸이 톈수이에서 받은 검사에서는 혈중 납 농도가 5.416㎍/ℓ로 기준치보다 훨씬 낮았으나, 시안 검사에서는 232㎍/ℓ로 40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고 전했다. 시안중앙병원에서 검사받은 다수 원생의 혈중 납 농도는 200㎍/ℓ에서 500㎍/ℓ에 달하였다. 중국 당국은 어린이의 정상 혈중 납 농도를 100㎍/ℓ 이하로 규정하고 있으며, 미국 질병통제센터는 50㎍/ℓ를 초과하면 납중독으로 간주하고 있다. 납중독은 어린이에게 인지력 저하와 성장 지연까지 초래할 수 있는 심각한 문제로, 이에 따른 치료가 시급하다.
사건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간쑤성 당국은 12일 이 사건을 성급으로 상향 조정하고, 성 정부 차원에서 조사팀을 꾸리고 조사를 시작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조사팀에는 기율검사위원회, 교육청, 공안청, 생태환경청, 위생건강위원회 등 여러 관련 부처가 포함된다. 더욱이 중앙 정부에서 생태환경부와 국가위생건강위원회의 전문가들도 파견되어 현장 조사를 지원하게 된다.
특히 이번 사건은 19년 전 톈수이시에서 발생한 집단 납중독 사건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2006년에도 톈수이시 우자허촌에서 200명 이상이 납에 중독된 사건이 보도된 바 있으며, 당시에도 지역 정부가 지정한 의료기관에서의 검사 결과는 정상 수치로 나타나 논란이 됐다.
이번 사건은 중국 내 여러 매체에서도 지속적으로 보도되고 있어 그 경과가 주목 받고 있으며, 피해 아동들의 치료와 정확한 진단을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일부 학부모는 자녀의 보다 정확한 치료를 위해 베이징이나 상하이의 병원으로 이동하기도 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