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전설의 스포츠 스타, 암 투병 가장해 팬들로부터 거액 사기
아일랜드의 전설적인 스포츠 스타 데니스 조셉 케리가 암 환자를 가장해 팬들로부터 약 6억5000만원의 기부금을 사기친 혐의로 징역 5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케리는 과거 '허링(하키와 유사한 스포츠)'계의 전설로 불리며 수많은 메달을 수상한 인물이다.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킬케니 허링팀에서 활약하며 올 아일랜드 우승 5회, 올스타상 9회를 기록한 그는 은퇴 후 불운하게도 여러 사업에서 실패를 겪어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그는 2006년 은퇴 이후 위생용품 유통과 호텔 납품 사업에 뛰어들었으나 번번이 실패를 거듭했다. 2011년에는 얼라이드 아이리시 은행에 730만 파운드(약 136억 원)의 채무를 갚으라는 판결을 받아 더욱 심각한 재정적 어려움에 처하게 됐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케리는 팬들에게 암 투병 중이라는 거짓말을 하기로 결심했다.
그는 아이폰 충전기를 콧구멍에 꽂아 의료용 산소 기구 사용을 암시하는 사진을 찍고 이를 지인 및 팬들에게 전송했다. 이 사진을 본 일부 팬들은 그의 암 투병에 안타까워하며 돈을 송금했지만, 이로 인해 피해자들은 케리의 사기 사실을 몰랐다. 사건의 실체는 금융기관이 의심해 한 노인 고객의 송금을 중지하면서 밝혀졌다.
케리는 자기 변명으로 "병원 치료 중 과다 방사선 노출로 피해를 보았으므로 보건당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곧 100만 유로 이상의 배상금을 받을 예정"이라고 주장하였으나, 조사 결과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을 심리한 마틴 놀런 판사는 "케리는 대중의 증오와 조롱을 받게 되었다"며 "그의 명예는 더 이상 회복될 수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놀런 판사는 또한 "그의 행동은 '더 비난받을 만한' 행위로, 일반적으로 사기범들이 인간의 탐욕을 이용하는 반면, 케리는 사람들의 선한 마음을 악용했다"고 비판했다. 케리는 전과가 없던 인물로, 과거엔 사회에 기여한 바가 있던 인물이지만, 그의 범행은 이러한 배경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이 사건은 그가 은퇴한 지 20년이 지나고도 그의 몰락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과거 존경받던 스포츠 스타의 이미지가 어떻게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는가를 잘 설명해준다. 결국, 케리의 범행은 스포츠계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강화하였으며, 이후의 삶도 그리 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