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세대, 술 대신 집에서 차분한 생활 추구한다"

최근 Z세대, 즉 199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가 술자리 대신 집에서의 차분한 생활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는 조사가 나왔다. 영국과 미국에서 비슷한 경향이 나타나고 있으며, 이들을 일컫는 신조어인 '할머니 시대(Grandma Era)'가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영국 Z세대의 67%는 며칠 동안 외출하지 않고 집 안에서 지낸다고 답했으며, 밀레니얼 세대에서도 절반 이상이 마찬가지의 의견을 표명했다. 이러한 현상은 부모 세대가 자녀들보다 훨씬 야외 활동을 더 많이 하고 있다고 느끼는 것에서도 드러났다.
스마트폰, TV 등의 스크린 사용 시간이 증가하면서 젊은 세대는 점점 더 외출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영국 통신규제기관 오프콤의 연구에 따르면, 2013년의 평균 스크린 사용 시간은 하루 1시간 36분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4시간 20분으로 급증했다. 특히 16세에서 24세 사이의 응답자 중 48%가 SNS에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하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이는 65세 이상 층의 8%와 비교되는 수치이다.
이와 같은 변화는 디지털 서비스의 발달과 맞물려 있으며, 사람들은 배달 앱을 통해 음식을 시켜 먹고, SNS로 가짜 연결감을 느끼며, 다양한 콘텐츠를 소비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이러한 상황이 사람들에게 외출의 필요성을 크게 떨어뜨렸다고 분석하고 있다.
틱톡에서는 '할머니 시대'라는 용어가 매우 인기 있는 해시태그로 자리잡았다. '#GrandmaEra'는 2000만 회 이상 사용되고 있으며, 이와 관련된 콘텐츠는 베이킹, 피아노 연주, 셀프 케어, 정원 가꾸기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혼자 시간을 보내며 자기 관리에 집중하는 모습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지나친 자기 관리가 사회적 관계 단절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영국 보그의 편집자는 최근 몇 년간 자기 관리 문화가 눈에 띄게 뚜렷해졌다고 언급하며, 이제 많은 이들에게 자기 관리는 집에 계속 머물며 사회적 소통을 하지 않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서는 비슷한 동향이 나타나고 있으며, '모닝 레이브'라는 개념이 부각되고 있다. 이는 아침 시간에 커피를 마시며 음악과 함께 춤추고 소통하는 새로운 파티 형태로, Z세대가 과거의 야간 문화를 거부하고 있다는 증거로 평가되고 있다.
결국 이러한 변화는 특히 팬데믹 이후 더욱 두드러진 현상으로 나타났으며, 사회적 교류 활동이 줄어든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사회단체 참여율은 52.3%로, 2023년 대비 5.9%포인트 감소했다. 연령대별로 가장 낮은 참여율을 기록한 20대는 49.0%에 불과하다. 이러한 흐름을 통해 우리는 Z세대가 선호하는 생활 방식과 이들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살펴봐야 할 시점에 와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