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공공임대주택에서 억대 자동차를 몰 수 있는 이유는?
일본의 시영주택에서 고급차가 주차되어 있는 사례가 포착되며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차량들은 대체로 600만 엔(약 5660만 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고급차들로, 이와 같은 상황을 두고 "이런 차를 몰 수 있는 사람이 공공임대에 살아도 되나?"라는 질문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의 시영주택 입주 기준은 소득에 국한되어 있으며, 차량의 종류와 가격에 대해서는 큰 제한이 없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일본의 공영주택법에 따르면, 시영주택은 저소득층을 위한 공공임대주택으로, 주거의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주택을 공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도쿄도의 경우, 연간 소득이 189만6000엔(약 1800만 원) 이하, 월 15만8000엔(약 150만 원) 이하의 소득 기준을 만족해야만 입주가 가능하다. 이때 소득은 세대의 총소득에서 여러 공제액을 뺀 금액으로 산정되며, 자가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는 입주가 불가능하다.
흥미로운 점은 차량 보유와 종류가 입주 조건과 무관하다는 점이다. 가나가와현의 시영주택 안내문에서는 세대당 1대의 주차장 신청이 가능하며, 고급차도 허용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차량 가격이 6000만 엔을 넘더라도 소득 수준이 해당 기준 이하라면 입주가 가능하다. 물론, 거주 도중에 소득이 증가할 경우에는 퇴거 조치가 이뤄질 수 있다. 일본의 공영주택법 제29조에 따르면, 5년 이상 거주하고 최근 2년 동안 계속 기준을 초과한 경우 '고액 소득자'로 판단되어 퇴거를 권고받을 수 있다.
반면, 한국의 경우에는 저소득층을 위한 임대 아파트 주민들이 고급 외제차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해 국민의힘 김희정 의원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LH 임대주택 입주민 중 311명이 입주 조건을 초과하는 차량을 보유하고 있었고, 이 중 135명이 수입차를 보유하고 있었다. 충북 청주와 전북 익산 등의 한 국민임대 아파트 입주민은 각각 수억 원에 달하는 포르쉐 카이엔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하여 LH는 임대주택 입주 자격 기준으로 소득이 낮을 뿐만 아니라 보유 차량의 합산 가액이 3708만 원(2024년 기준) 이하이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LH는 지난해 1월 5일 이후로 고가 차량 보유자에 대한 재계약 정책을 변경하여, 신규 입주자는 재계약을 거절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이 조건을 만족하는 입주민들은 여전히 임대차 계약을 지속할 수 있어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LH는 정기적으로 차량 전수조사를 시행해 임대주택에서 고급차량 소유 및 주차를 제한하는 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일본은 저소득층을 위한 공공임대주택에서 차량 소유와 종류에 제한이 없는 반면, 한국은 고가 차량 소유에 대한 규제를 두고 사회적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차이점은 각각의 국가에서 시행하고 있는 주거 정책의 방향성과 철학에서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