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E. J. 안토니를 신임 노동통계국(BLS) 국장으로 지명했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존경받는 경제학자인 안토니 박사를 차기 노동통계국 국장으로 지명하게 돼 기쁘다"고 전하며, 그가 발표되는 통계의 정확성과 신뢰성을 보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직위는 미 상원의 인준을 필요한 절차이다.

안토니 새 국장이 소속된 헤리티지재단은 미국 워싱턴 D.C.에 위치한 보수 중심의 싱크탱크로, 공화당과 보수 진영에서 정책 방향을 설정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기관이다. 그는 경제정책 연구 단체 '언리시 프로스퍼리티'에서도 수석연구원 역할을 맡고 있으며, 이 조직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책 아이디어를 정기적으로 제공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헤리티지재단은 지난해 대선 당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국정과제를 집대성한 '프로젝트 2025'로도 유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노동통계국이 발표한 고용 상황이 악화했음을 보여주는 통계에 대한 반발로 인해 이전 국장인 에리카 맥엔타퍼를 임명 몇 시간 만에 해임했다. 노동부에 따르면 7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은 7만3000건 증가하는 데 그쳤으며, 시장 예상치인 10만6000건을 크게 하회했다. 더 나아가 5월과 6월의 고용 수치는 각각 1만9000건과 1만4000건으로 하향 조정됐다. 이러한 고용 쇼크 보고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정책이 노동시장에 실질적인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는 비판을 강화시켰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고용 보고서는 조작됐다"는 주장을 반복하며 에리카 맥엔타퍼 해임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그는 급진 좌파 민주당이 유리하도록 통계 수치를 조작했다는 주장과 함께, "공화당의 성과를 가리기 위한 시도"라며 비난을 이어갔다. 트럼프는 "훌륭한 후임자를 선임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하며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라는 슬로건을 다시 한 번 내세웠다.

김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