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착륙 직후 조류와 충돌, 1700억 원짜리 여객기 긴급 회항"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출발하여 프랑스 파리로 향던 이베리아항공의 새로운 에어버스 A321XLR 모델이 이륙 직후 대형 새와 충돌해 심각한 손상을 입고 긴급히 회항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건은 3일(현지시간) 오후 마드리드 바라하스 국제공항에서 일어났다. 해당 비행기에는 총 182명의 승객이 탑승하고 있었고, 이들은 충돌 직후 곧바로 산소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 항공기가 이륙 후 20분가량 비행한 고도 2000미터에서 갑작스러운 조류와의 충돌로 기체가 심하게 흔들렸고, 승무원들은 즉시 비상사태를 선언하며 회항을 요청했다. 이후 비행기는 약 20분 만에 바라하스 공항으로 긴급 착륙했고, 승객들과 승무원 모두 큰 부상 없이 무사히 대피했다. 사고 당시 이 여객기는 불과 몇 주 전 운항을 시작한 최신 기종으로, 가격이 약 17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의 여파로 기체의 전면부가 크게 파손되었고, 기상 레이더를 보호하는 레이돔과 제트 엔진 일부에도 심각한 피해가 발생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충돌한 조류는 독수리를 비롯한 맹금류로 추정되며, 충격 강도는 약 5톤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후안 고메스 마드리드 공항 관제사는 항공기의 전면부가 기상 레이더와 같은 장비를 장착해야 하므로 매우 경량화된 소재로 제작되었다며, 사진 상의 피해가 실질적인 충격에 비해 덜했을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흥미롭게도 국내에서도 최근 조류 충돌 사고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의 조류 충돌은 2019년 108건에서 점차 증가해 2022년에는 131건, 2023년에는 152건으로 기록되었다. 이와 관련하여 조류 서식지가 개발로 인해 항공기 주변으로 유입되면서 사고 확률이 높아지는 상황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항공기와 조류 간 충돌은 주로 이륙 직후와 착륙 직전에 발생하며, 이 시점에서 새와 항공기가 근접하게 되어 사고 위험이 증가한다. 실제로 이착륙하는 항공기가 900g의 청둥오리와 충돌할 경우 발생하는 순간적인 충격은 4.8톤에 이른다. 특히 이런 충돌로 인해 엔진의 팬 블레이드가 손상되면, 화재가 발생하거나 랜딩기어 등 주요 기계장치의 작동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번 사고는 항공사와 조류 관리 당국 모두에게 심각한 안전 문제를 환기시키고 있으며, 더욱 철저한 조류 관리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