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유엔안보리 비상임이사국 탈락…"이스라엘 편들기가 원인"
독일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 선출에서 역사적인 탈락을 경험했다. 오스트리아, 포르투갈, 키르기스스탄, 짐바브웨, 트리니다드토바고가 2년 임기의 비상임이사국으로 선출된 가운데, 독일은 104표를 얻어 두 자리를 차지한 오스트리아(134표)와 포르투갈(131표)에 밀려 낙선했다. 이는 독일이 1990년 통일 이후 오랜 기간 비상임이사국으로 활동해온 경과를 감안할 때 전례 없는 결과이다.
1946년 유엔 안보리가 창설된 이후 한 번도 이사국을 선출하지 못한 국가가 50개국을 넘지만, 독일은 비상임이사국으로 여섯 번이나 선출된 국가로서 이번의 낙선은 그동안의 상징적 지위에 큰 타격을 준 것이다. 독일은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경제 규모를 자랑하고 있으며, 지난해 기준 세계 1위의 공적개발원조를 제공하는 국가로서 자국의 비상임이사국 지위를 역사적으로 주장해왔다.
이번 선거에서 독일은 외무장관 요한 바데풀과 함께 미국 뉴욕에서 일주일 간 격렬한 선거전을 펼쳤지만, 결국 탈락하게 되었다. 바데풀 외무장관은 탈락 원인이 러시아의 반독일 캠페인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놓고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독일의 낙선을 도왔다고 비판했다.
이스라엘 편들기가 국제사회에서 비판을 불러일으켰다는 점도 이번 낙선의 중요한 원인으로 지적되었다. 포르투갈은 지난해 유엔총회에서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공식 인정했고, 오스트리아는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어 이러한 외교적 배경이 독일에 대한 반발로 작용했을 수 있다.
좌파당의 이네스 슈베르트너 공동대표는 메르츠 총리를 향해 "독일은 가자 지구, 베네수엘라, 이란 전쟁 등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이 국제법을 위반할 때 침묵했다"며 그를 비난했다. 또한 바데풀 장관은 중동 분쟁에 대한 독일의 특별 책임 인식이 표를 잃게 만들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했다.
이번 사태는 독일 외교 정책의 방향에 대해 숙고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독일은 앞으로 국제 사회에서의 지지를 회복하기 위해 외교적 입장을 재조정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