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3년 만에 최고치 기록, 인플레이션 우려 커져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3.8% 상승하며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12일(현지시간) 발표된 데이터에 따르면, CPI는 월간 기준으로도 0.6% 오른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전문가의 예상치에 부합하지만 2020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다.
시장에서 주목받은 지표는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로, 이 수치는 전년 동월 대비 2.8%, 전월 대비 0.4% 증가해 각각 시장의 예상치를 초과했다. 이는 미국 경제의 기조적인 물가 상승세가 더욱 탄탄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에너지 가격의 급상승이 CPI에 큰 영향을 미쳤으며, 에너지 지수는 전월 대비 3.8% 상승해 전체 CPI 상승의 40%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휘발유 가격은 전월 대비 5.4% 상승했으며, 계절 조정 전 기준으로는 11.1% 급등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상승률은 무려 28.4%에 달했다. 이는 이란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국제 유가가 상승하게 된 결과로 보인다.
글로벌트 인베스트먼트의 토마스 마틴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CNBC와의 인터뷰를 통해 "갑작스럽게 폭증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라고 언급하며, "이란 전쟁이 계속될수록 인플레이션은 심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휘발유와 기타 물가 상승이 점차 소비자들에게 더 큰 부담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 대비 56.09포인트(0.11%) 상승한 49,760.56으로 마감했으나, S&P500지수는 11.88포인트(0.16%) 떨어져 7,400.96, 나스닥지수는 185.92포인트(0.71%) 하락한 26,088.203으로 종료되었다. 특히, 반도체 관련 주식들이 큰 하락폭을 보였으며,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장중 6.8%까지 하락하며 1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번 하락세에 대해 아이언사이드 매크로 이코노믹스의 배리 냅 매니징 파트너는 "급격한 상승세가 사람들에게 불안을 안겨주었고, 이러한 시점에서 투자 비중을 줄이는 것은 합리적인 위험 관리"라고 분석했다. 서스퀘하나 인터내셔널 그룹의 크리스 머피는 “반도체 제조업체들의 상승세가 지속될 수는 없는 법이며, 이번 매도세는 이전의 급등세 이후 예상되었던 현상"이지만, 여전히 '포모(FOMO·소외 공포)' 심리가 남아있어 단기적으로는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국제유가는 상승세로 마감했다. 뉴욕 상품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는 전장 대비 4.2% 상승한 배럴당 102.18달러로 거래를 마쳤으며, ICE 선물 거래소의 7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3.4% 오른 배럴당 107.77달러를 기록했다.
향후 물가 상승세에 따른 소비자들의 고통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놓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