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은 2일(현지시간)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베트남산 제품에 20%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합의하였으며, 이는 미국 측에 유리하고 베트남 경제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베트남은 '원산지 세탁'으로 언급되는 환적 상품에 대해서는 40%의 더 높은 관세율에 동의하여 중국으로부터 보복 조치를 받을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를 역임한 웬디 커틀러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ASPI) 부회장은 이번 협상 결과가 경이롭다고 평가하며, 베트남의 미국시장 의존도를 고려할 때 미국이 협상에서 상당한 우위를 점한 것이라고 밝혔다. 커틀러 부회장은 이번 결과가 미국 외 다른 국가들과의 무역 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또한 이날 소셜 미디어를 통해 베트남산 제품에 대한 20% 관세 부과와 동시에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는 부과하지 않기로 한 합의를 발표하였다. 이는 지난 4월 결정된 46% 관세에서 대폭 낮춰진 것으로, 환적 상품에 대해서는 여전히 40%의 관세가 적용된다.

이번 협상 결과에 대해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PIIE)의 메리 러블리 선임 연구원은 작은 국가가 강요받는 듯한 합의라고 언급하며, 다른 주요 무역 상대국들이 유사한 조건을 수용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였다. 또한 미국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베트남에 진출한 외국 기업들도 이번 합의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핸드백과 신발 제조업체의 협회 부회장은 여전히 높은 관세율에 대한 걱정을 나타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라나 사제디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관세가 기본 관세율의 두 배라는 점을 강조하며, 베트남의 경제가 심각하게 타격을 입을 수 있으며, 대미 수출은 중기적으로 25% 감소하고 베트남의 국내총생산(GDP)의 2% 이상이 위험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제디 경제학자는 이번 협상이 다른 주요 교역 국가들의 무역 협상에 대한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지침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하였다.

베트남은 표면적으로는 협상을 마쳤으나, 실제로는 환적 상품에 대한 40% 관세와 관련된 세부 규정을 포함하여 다수의 과제가 남아있는 상태이다. 이러한 규정은 중국제 부품이 포함된 베트남산 제품에 대해서도 관세율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어, 중국의 보복 조치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미국 자산운용사 내티시스의 알리시아 가르시아 헤레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아시아 국가들이 최종 수요를 미국에 의존하면서도 현지 생산 제품의 상당 부분이 중국에 의해 제공된다는 복잡한 상황을 지적하며, 베트남과 다른 아시아 국가들이 겪고 있는 무역전쟁의 딜레마를 강조하고 있다.

이번 협상 결과로 인한 베트남 경제의 향후 전망은 다소 어두운 상황이다. 대미 수출 의존이 큰 베트남은 이제 앞으로 어떻게 이러한 불리한 상황을 헤쳐 나갈지가 큰 과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