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아메리카당' 창당 선언…트럼프 "혼란만 초래할 것"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새로운 정당인 '아메리카당(America Party)' 창당을 공식 선언하며 정치세계에 진입했다. 그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 플랫폼 X를 통해 "여러분은 새 정당을 원했고, 그것을 갖게 될 것"이라며, 아메리카당이 나라의 자유를 회복하기 위해 설립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동시에 기존의 단일 정당 체제가 민주주의가 아니라고 비판하며, 국가 재정을 파산시키는 낭비와 부패를 지적했다. 그러나 머스크는 아직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에 공식적인 창당 신고를 하지 않은 상태라, 이 행보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그의 정치적 전환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안'을 비판한 데서 비롯된다. 머스크는 지난 달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한 법안을 "역겹고 흉측하다"고 공개적으로 비난한 바 있으며, 이후 다시 트럼프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며 신당 창당을 결심하게 되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의 행보를 트럼프와의 전면전의 시작으로 분석하며, 제3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사례는 없지만 주요 정당의 표를 가로챌 수 있는 '방해꾼'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6일 기자회견에서 머스크의 신당 창당을 "터무니없는 일"이라며 강력히 비판했다. 그는 "제3 정당의 존재는 혼란을 가중할 뿐"이라고 했으며,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도 그가 지난 5주간 제어불능 상태였음을 언급하며 비난을 이어갔다. 트럼프는 미국의 정치 체계가 제3당을 염두에 두고 설계되지 않았다고 강조하며, 제3당이 초래할 수 있는 혼란을 경고했다.
또한, 트럼프는 머스크가 전기차(EV) 관련 정책에 불만을 품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그의 창당 선언이 개인적 이해관계 때문일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처럼 머스크의 신당 창당은 미국 정치를 두 개의 큰 정당에 나뉘어 있는 시스템에서 큰 도전을 받을 수밖에 없다. '승자독식' 제도 하에서 소수 정당이 의석을 확보하기란 매우 어려운 현실이다.
머스크의 신당 창당에 대한 불만은 테슬라의 주주들 사이에서도 불거졌다. 일부 트럼프 지지자들은 테슬라 이사회에 공개서한을 보내 정치적 야망을 명확히 설명할 것을 요구하며, 그가 CEO로서의 의무를 준수할 수 있는지 평가할 것을 촉구했다. 한 주주인 제임스 피시백은 그의 투자사가 테슬라 상장지수펀드(ETF)의 상장을 보류한다고 밝히며 회사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었다.
또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머스크가 회사를 운영하는 동안 정치적 활동을 자제할 것을 요구했다. 이러한 정치적 결정은 머스크가 이끄는 기업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스페이스X가 보유한 220억 달러 규모의 정부 계약이 위험에 처해 있으며, NASA와 국방부 프로그램에도 이로 인해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테슬라 주가는 이미 이 같은 정치적 불확실성 때문에 한 해 동안 크게 하락하며, 주가가 연초 약 406달러에서 7월 3일 기준 315달러로 떨어졌다. 이러한 경제적 측면 역시 지지자들에게 경고 신호로 작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