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부정선거 의혹 확산…SNS에서의 허위 정보 문제 심화

일본에서 최근 선거를 앞두고 '부정선거'에 대한 의혹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 급증하고 있다. 일본 공영방송 NHK의 보도에 따르면, 도쿄도 의회 의원 선거와 관련된 SNS에서는 "투표 내용이 조작된다", "부정선거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근거 없는 주장이 난무하고 있다. 도쿄도 선거관리위원회는 개표 작업이 적법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부정이 없다는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다.
특히, 2023년 6월 도쿄도의회 선거와 7월 3일에 공시된 참의원 선거 이후 SNS 상에서는 부정선거를 의심하는 게시물이 크게 증가했다. NHK 분석에 따르면, 올해 들어 SNS 플랫폼 엑스(구 트위터)에서는 부정선거와 관련된 게시글이 50만 건을 넘었으며, 일부 정치인들도 이러한 의혹을 지지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개표일 이후 개표 작업에 부정이 있었다는 주장과 함께 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문의가 쇄도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하여, NHK의 출구조사에서 본래 당선권에 있던 후보자가 낙선한 사실이 확인되자, SNS에서는 "하위권 후보가 상위로 올라갔고, 당선권 후보가 낙선했다"는 주장이 퍼지기 시작했다. 이와 같은 허위 정보는 SNS에서 빠르게 확산되며, 관련 영상은 130만 회 이상 재생된 사례도 있다. 그러나 도쿄도 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는 정확하게 세고 있기 때문에 부정이 개입할 여지가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부정선거 의혹의 중심에는 일본에서의 연필 사용이 있다. 일본의 선거에서 후보자와 정당의 이름을 한자나 히라가나로 기록하는 방식이 유지되고 있으며, 연필만이 사용될 수 있다. 연필이 아닌 필기구를 사용할 경우 번질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SNS에서는 "연필로 투표하면 나중에 내용을 바꿀 수 있다"는 근거 없는 주장이 퍼지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최근 NHK는 실제 투표용지와 동일한 재질의 시험용지를 사용해 연필과 수성볼펜으로 각각 작성해 본 결과, 연필로 쓴 글씨는 번지지 않았지만, 수성볼펜은 번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일본 총무성 측에서는 연필 대신 유성볼펜 같은 것이 권장되지만, 특정 필기구에 대한 공식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와세다대 데모크라시 창조연구소의 전문가는 "개표 과정에서 사무적 실수는 있을 수 있지만, 고의적으로 표를 조작하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고 말했다. NHK는 한국, 미국, 브라질 등 여러 나라에서도 유사한 부정선거 루머가 퍼지고 있다고 전하며, 정당한 민주적 과정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에 우려를 표명했다.
일본 오비린대학의 교수는 "SNS에서는 자극적인 정보일수록 퍼지기 쉽고, 허위 정보는 이를 노린다"며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정보의 출처와 의도를 면밀히 분석해야 할 필요성이 강조되는 가운데, SNS 상의 허위 정보는 민주주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