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알츠하이머병 발병 확률, 남성보다 두 배 높은 이유는 '염색체 구조와 폐경'

여성은 남성보다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확률이 약 두 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영국 매체 인디펜던트가 미국 알츠하이머협회의 발표를 인용한 내용으로, 알츠하이머 및 기타 치매로 인해 사망하는 미국의 노인 중 약 3분의 2가 여성이며 그 비율이 매우 높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여성이 알츠하이머에 걸릴 확률이 남성보다 높은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해왔다. 이 연구의 주요 포인트는 남성과 여성의 염색체 구조 차이와 폐경에 있다는 것이다. 하버드 의대와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소속의 안나 본코프 박사는 신경계 질환에서 여성과 남성 간 발병률의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난다고 지적했으며, 예를 들어 다발성 경화증(MS)이나 편두통은 여성이 더 많이 겪지만 파킨슨병이나 뇌종양은 남성에서 더 흔하게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X염색체에는 뇌 구조와 면역계 조절에 중요한 유전자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본코프 박사는 이러한 유전자 용량의 차이가 알츠하이머 발병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하였다. 특히 여성들은 두 번째 X염색체 덕분에 알츠하이머 진단 후 더 오래 생존하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여성이 40~50대에 접어들면서 경험하는 폐경이 알츠하이머 발병과 관련이 깊은 주제 중 하나이다. 폐경 과정에서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같은 주요 생식 호르몬의 분비가 급격히 감소하며, 이들 호르몬이 뇌 기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러한 변화가 인지기능 저하와 연관이 있다고 한다. 본코프 박사는 폐경이 알츠하이머 발병 원인의 실마리를 찾는 중요한 단서라고 강조하였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일부 여성이 폐경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호르몬 대체 요법(HRT)을 사용하고 있지만, 이 요법이 심장병, 뇌졸중, 유방암, 혈전, 담낭 질환 등과 같은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버클리 하버드 의대의 레이첼 교수는 70세 이후 호르몬 대체 요법을 받은 여성들이 알츠하이머의 주요 특징인 타우 단백질 축적이 훨씬 높고 인지기능 저하도 더욱 두드러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그는 현재 대부분의 연구가 기존 데이터를 활용한 분석으로 한계가 있으며, 폐경 시점 전후의 혈액, 뇌, 인지기능 변화를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새로운 연구 설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다.
이와 같은 연구는 여성이 알츠하이머병 발생에 더욱 취약한 이유를 규명하는 데 중요한 기여를 하고 있으며, 향후 관련 연구를 통해 여성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예방 및 치료 방법이 개발될 가능성이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