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8억 원에 판매된 '원조 버킨백', 낙찰자는 일본인

고(故) 제인 버킨을 위해 제작된 오리지널 버킨백이 최근 경매에서 138억 원에 낙찰되며 핸드백 경매 역사상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 10일 CNN에 따르면, 파리 소더비 경매에서 낙찰된 이 가방은 흠집과 얼룩이 있는 검정색 가죽 제품으로, 수수료를 포함해 860만 유로(약 138억 원)로 거래되었다. 매수자는 일본인으로 확인되었다.
이 가방은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가 제인을 위해 최초로 제작한 버킨백으로, 버킨은 1985년부터 1994년까지 이 가방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더비의 글로벌 핸드백 및 액세서리 부문 책임자인 모르간 할리미는 이번 경매를 패션과 럭셔리 역사에서 중요한 이정표로 평가하며, 제인 버킨이라는 뮤즈의 지속적인 매력을 기리는 행사로 설명하였다.
특히 이번 판매에서는 화려한 후속 모델들이 제치고 최고가를 경신한 점이 주목받고 있다. 이전까지경매에서 가장 비싼 핸드백은 다이아몬드와 악어가죽으로 만든 켈리백으로, 약 51만 3000달러(약 7억 원)에 거래된 바 있다. 반면 이번 버킨백은 역사적 가치와 고유한 특징으로 인해 수집가들의 열망을 키웠다.
버킨백은 1994년에 처음 에이즈 연구기금 마련을 위해 판매되었고, 이후 여러 차례 주인이 바뀌었다. 뉴욕 현대미술관(MoMA)과 런던 빅토리아 앤 앨버트 박물관에서도 전시된 바 있다. 이번 경매는 25년 전에 이 가방을 낙찰받은 소더비 고객인 '캐서린 B'가 다시 출품하면서 진행된 것으로, 그녀는 "입찰 경쟁의 생생한 감정과 이 가방을 소유하게 되었을 때의 벅찬 감정을 다시 떠올렸다"고 말했다.
독특한 점은 이 가방이 후속 모델들과 차별화된 여러 가지 요소가 있다는 것이다. 크기, 메탈 링, 장식, 어깨끈 등은 제인을 위해 특별 제작된 것으로, 이후 출시된 버킨백에는 동일한 사양이 적용되지 않았다. 특별히 어깨끈에는 제인이 즐겨 사용했던 손톱깎이가 매달려 있으며, 가방 전면에는 그의 이니셜인 'J.B.'가 새겨져 있다. 또한 가방에는 국제 인도주의 단체와 관련된 스티커 자국 등 제인의 일상적인 흔적이 남아 있다.
할리미는 "처음에는 실용적인 목적의 개인용 가방으로 제작됐지만, 시간이 흐르며 전 세계에서 가장 유망한 명품으로 자리잡은 것은 놀라운 일"이라며 "이 가방의 위상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경매의 결과는 단순히 가방의 금전적 가치를 넘어서, 제인 버킨의 문화적 유산과 패션 아이콘으로서의 지위를 다시 한번 각인시킨 사건으로 평가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