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인플루언서들, 참수를 패러디한 관광 홍보 영상으로 논란 일으켜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통치 하에 있는 아프간 인플루언서들이 제작한 관광 홍보 영상이 큰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 영상은 참수 처형 장면을 패러디한 방식으로 제작되어 SNS에서 놀랍고도 불편한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외국인 방문객을 유치하려는 탈레반의 의도가 담긴 이 영상은 처형 장면을 희화화한 후, 인질로 보였던 인물이 비닐을 벗고 환하게 웃으며 “아프가니스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말하는 장면으로 마무리된다. 이후 유명 관광지를 소개하는 내용으로 이어지는 이 영상은 사람들에게 불편한 감정을 유발하고 있다.
해당 영상은 SNS 플랫폼 엑스(X, 과거의 트위터)에서 '#afghanistan tourism' 등의 해시태그와 함께 퍼지며, 최근 생성된 것으로 보인다. 이는 탈레반을 지지하거나 이 지역 관광을 주제로 하는 계정에서 주로 공유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아프가니스탄의 관광 산업은 외환 수익을 높이고 국가 이미지를 개선하려는 탈레반의 노력 속에서 점차 성장 중이다. 2022년 이후 외국인 관광객 수는 약 1만5000명에 달하며, 그 중 많은 이들은 모험과 독특한 경험을 추구하는 서구 여행객과 현지 콘텐츠를 제작하고자 하는 인플루언서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프가니스탄의 현실은 여전히 불안정하다.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범죄 및 테러로 인한 치안 위협에 노출되어 있으며, 지난해에는 수도 카불 인근의 밤얀 지역에서 발생한 무장 세력의 공격으로 스페인 국적의 관광객과 아프간 현지인이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이 공격은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인 IS-호라산(ISIS-K)에 의해 자처된 바 있다.
탈레반 측에서는 자국의 안전성을 강조하며 공식 홈페이지와 다양한 SNS 플랫폼을 통해 아프간 관광을 활발히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안전성 주장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관광객들이 여전히 위험에 처해 있다는 지적은 결코 가벼이 여길 수 없는 현실이다. 아프간 인플루언서들의 참수 패러디 관광 홍보 영상은 이처럼 복잡한 사회적 맥락 속에서 논란을 파생시키고 있으며, 관광 산업의 생존력과 국가 이미지 개선이라는 목표와는 거리가 있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