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우릴 깔보는데 참을 수 있나"…날카로워진 일본 이시바의 발언

일본 총리 이시바 시게루가 최근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느끼는 불만을 공개적으로 표출하며 발언의 수위를 높였다. 이시바 총리는 지난 9일 지바현 후나바시역에서 열린 참의원 선거 지원 유세 중 "국익을 건 싸움이다. 깔보는데 참을 수 있나"라는 강한 어조로 말했다. 이 발언은 일본 언론의 주목을 받으며 이례적인 거침없는 표현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는 이어서 "설령 동맹국이라도 정정당당하게 말해야 한다"며, 어느 상황에서도 지켜야 할 원칙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그는 동맹국인 미국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고수하며 "동맹국이라도 할 말은 해야 한다"고 역설해왔다. 이번 발언은 그가 과감한 언사를 통해 미국에 대한 불만을 솔직히 드러낸 사례로 의미가 크다.
이시바 총리는 10일에도 민영 방송 후지TV에 출연해 미국과의 안보 및 관세 문제에 대한 입장을 더욱 분명히 했다. 그는 "우리가 많이 의존하고 있다면 미국 측에서 요구하는 대로만 진행된다면 곤란하다"며, 일본은 미국 의존에서 벗어나 자립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는 일본의 국민들이나 정치인들 사이에서 자주 논의되는 주제로, 자주적인 외교 노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시바 총리의 발언은 오는 20일로 예정된 참의원 선거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 언론은 "선거 판세가 어려운 상황에서 미일 간의 관세 협상 문제가 유권자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까 우려된다"며, 총리가 강경 발언을 통해 현 상황을 타개하려고 하는 의도를 내포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여당은 미국과의 협상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미국은 일본에 대해 상호관세율을 25%로 인상하며 한국도 예외가 아닌 상황이다. 여기서 일본은 관세 부과 시점이 8월 1일로 연기됐는데, 일본과 말레이시아는 그와 같은 높은 관세를 적용받는 두 나라로 꼽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일 통보한 '관세 서한' 이후 이시바 총리의 발언 수위가 더욱 높아진 것을 볼 수 있다.
이처럼 이시바 총리는 미국의 요구에 응답하며 국내 여론을 반영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의 발언은 일본 내에서 동맹국과의 관계를 재조명하고, 높은 관세 정책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