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대규모 투자 유치 명분으로 관세 압박 강해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른 국가들로부터 대규모 대미 투자를 유도하는 과정에서 관세 정책이 자금 확보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 협상의 틀 아래 외국 기업과 국가들로부터 수천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끌어내기 위한 전략을 펼치고 있으며, 이는 그의 저서 '거래의 기술'에서 보여준 거래 방식과 유사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대국들에게 이러한 투자 약속을 요구하며, 만약 이에 응하지 않는다면 천문학적인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강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방식은 대중에게 그의 협상 능력을 과시할 기회를 제공하고, 동시에 미국 경제에 유입될 막대한 자금의 존재를 부각시키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해외와의 무역 협정이 마감 기한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단순한 시장 개방이나 무역적자 축소를 넘어서는 전술로 평가된다.
특히 한국과의 거래에서 트럼프의 이러한 전술은 더욱 두드러졌다. 미국 정부가 상호 관세 유예 시한을 제시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정부 협상단과의 대화에서 한국이 관세를 낮추는 대신 대규모 투자를 약속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 미국에 3500억 달러를 투자하고, 1000억 달러 상당의 액화천연가스(LNG)를 구매하기로 합의하며 상호 관세를 15%로 조정하게 되었다.
일본과 유럽연합(EU)도 비슷한 약속을 했다. 일본은 5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를 마련하겠다고 했으며, EU 측은 유럽 기업들이 최소 6000억 달러를 투자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와 같은 투자 약속의 구체성과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스콧 린시컴 카토연구소 부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순수한 교역 파트너와 협상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교역의 인질을 잡고 협상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표명했다.
실질적인 투자 약속이 이루어질 수 있는지에 대한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EU와 일본의 약속이 상당 부분 대출 형태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며, 한국의 투자도 대다수가 대출과 보증으로 구성될 것이라고 보도하였다. 또한 한국 정부의 관계자들조차 미국 측의 설명에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옛 통상대표였던 마이클 프롬번은 이와 같은 약속들이 실제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와 구체적인 이행 조건에 대해서도 정확한 정보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국제 무역과 외교에 끼치는 영향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