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샤가스병 확산, 보건 당국 경계 강화
최근 미국에서 남미에서 주로 발생하던 샤가스병이 급속히 확산하며 보건 당국이 경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샤가스병 환자가 최소 8개 주에서 발견되었으며, 더 이상 외래성 질환이 아닌 미국 내 토착 감염으로 인식되어야 한다고 발표했다. 특히 캘리포니아 주의 경우, 감염자 수가 7만에서 1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샤가스병은 주로 '키싱버그'라는 이름의 흡혈노린재에 의해 전파된다. 이 곤충은 주로 밤에 사람의 얼굴, 특히 입과 코 주위를 물고, 이에 따른 배설물이 상처나 점막을 통해 체내에 들어가 감염을 초래한다. 또한, 임신부의 태반을 통해 태아에게 전염되거나 장기 이식 및 수혈을 통해서도 전파 가능성이 있다.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샤가스병의 잠복기는 보통 12주가 소요된다. 초기 증상으로는 발열, 피로, 발진이 나타날 수 있지만, 대다수의 감염자들은 특별한 이상을 느끼지 못한다. 특히 급성 감염 환자의 경우 눈 주위의 부풀음이나 물린 부분의 심한 부풀음이 발생할 수 있지만,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는 환자는 약 20%에 불과하다.
가장 우려되는 문제는 감염자가 수년 또는 수십 년 후에 만성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이다. 감염자의 약 20%에서 30%가 심장 및 소화기 질환으로 악화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심장 비대, 부정맥, 심부전, 뇌졸중과 같은 고통스러운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감염 수십 년 후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심각한 건강 문제로 발전할 수 있다.
현재 치료 방법으로는 벤즈니다졸과 니푸르티목스라는 두 가지 항기생충제가 승인되었으나, 감염 시기에 따라 완치율은 크게 차이가 난다. 더욱이 효과적인 백신은 아직 개발되지 않아 감염자 수는 계속 증가할 우려가 크다. 어린이의 경우 성인보다 더 큰 위험에 처할 수 있으며, 심각한 경우 사망에 이르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샤가스병은 브라질, 칠레, 아르헨티나, 멕시코 등 중남미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약 600만에서 800만 명이 감염되어 있다고 추정되며, 연간 5만 명의 사망자를 발생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내 많은 의사가 샤가스병의 가능성을 간과하고 있다며 조기 진단 체계의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플로리다대학교의 노먼 비티 교수는 "샤가스병은 '침묵의 살인자'이자 미국에서 잊혀진 열대병"이라고 경고하며, 주거 환경을 깨끗하게 유지하고 방충망 설치, 살충제 사용을 통한 예방 조치를 적극적으로 취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