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xAI에 20억 달러 투자…재무적 리스크 우려

일론 머스크(Elon Musk) CEO가 설립한 인공지능 스타트업 xAI에 스페이스X가 20억 달러(약 2조8000억원)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한 바와 같이, 모건스탠리가 최근 발표한 xAI의 지분 투자 유치 계획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전체 투자액 50억 달러 중 40%를 차지하는 규모이다.
스페이스X가 다른 회사에 이런 대규모 투자를 한 것은 이례적인 경우로, 최근까지 스페이스X는 주로 본업인 항공우주 분야에만 집중해 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스페이스X의 외부 기업 투자 사례는 드물며, 2021년에는 위성 통신 업체인 '스웜 테크놀로지스'를 5억2400만 달러에 인수한 것이 주요 사례라고 전했다.
이번 xAI에 대한 대규모 투자는 머스크 CEO가 여러 기업 간의 연결 고리를 더욱 강화하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투자가 스페이스X에 재무적 부담을 가중할 우려가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xAI가 매년 소요하는 수십억 달러의 AI 모델 훈련 비용 때문에 유동자금이 과도하게 소모될 수 있다는 점이 특히 우려된다.
또한, 항공우주 본업과 무관한 부문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함으로써 전략적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만약 xAI가 사업적으로 실패하거나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게 되면, 스페이스X에 법적 손실이 있을 수 있으며, 가용 자본이 고갈되어 장기적인 경영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WSJ은 이번 투자가 스페이스X의 전체 현금 보유액의 약 3분의 2에 해당하는 금액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기업의 재무적 여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향후 예상치 못한 로켓 실패나 위성 손상 등으로 인한 추가 비용 발생 시 대응 능력이 부족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이러한 내부 자금 조달 방식은 머스크 CEO의 리더십에 대한 신뢰성을 손상시킬 수 있다. 한 투자자는 머스크가 여러 회사를 서로 연결지음으로써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지만, 각 회사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감소시키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지막으로, 최근 미국 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와의 갈등이 외부 자금 조달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라는 지적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머스크의 정부 계약을 취소하겠다고 위협하면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졌고, 이에 따라 자금 조달 비용이 증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